오바마 대통령 "사이버 반달리즘일 뿐" vs 매케인 상원의원 "소니 해킹, 새 전쟁행위"

北 제재 수위 놓고 '설전'
오바마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소니픽처스 해킹에 대해 ‘전쟁 행위’가 아닌 ‘사이버 반달리즘(익명성을 악용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거짓 정보를 올리는 사이버상의 질서 파괴 행위)’이라고 표현하자 내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되는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새로운 형태의 전쟁행위”라며 보다 강력한 대응을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은 전쟁 행위가 아닌 사이버 반달리즘의 한 형태”라며 “우리는 이 문제를 중대하게 여기고 있으며 북한의 행동에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미국은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에 적용하는 매우 분명한 기준을 갖고 있다”며 “6년 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했던 조치를 취소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이버 전장의 규범으로 여기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탈린 매뉴얼’에 따라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탈린 매뉴얼에 따르면 사이버 공격으로 한 국가가 중대한 안보 위협에 처할 경우 가해국이 행한 공격의 심각성과 피해 정도에 비례하는 대응을 할 수 있다. 다만 국가기간시설이나 민간인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은 제한된다.

이에 대해 매케인 상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인터뷰 직후 같은 방송에 출연,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은 새로운 형태의 전쟁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떤 나라가 경제를 파괴하고 미국을 겨냥해 검열에 나선다면 이것은 반달리즘 이상의 것”이라며 “미국은 새로운 전쟁 행위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케인 의원은 오바마 정부가 테러지원국 재지정에서 나아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해제한 북한에 대한 각종 제재 조치를 다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원들이 해커의 사이버 공격을 예방하고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사이버 보안 관련 법안 제정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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