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강화? 계열분리 수순?…최창원, SK케미칼 지분 확대

62만주 사들여 지분율 13.17%
그룹은 "계열분리와 관계 없다"
SK케미칼 최대주주인 최창원 부회장(사진)이 SK가스 보유 주식을 판 돈으로 SK케미칼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경영권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힘있게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일각에선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 아니냐고 관측하고 있다.

SK케미칼은 20일 최 부회장이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주식 62만3000주를 377억원에 매입, 10.18%이던 지분율이 13.17%로 2.99%포인트 높아졌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최 부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도 13.98%에서 16.97%로 높아졌다.회사 측은 경영권 안정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신사업 육성을 위해 최대주주가 확고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일본 데이진과 합작해 울산에 연산 1만2000t 규모의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공장을 짓고 있고, 경북 안동에 국내 최초 세포배양 백신 생산설비를 구축해 독감 백신 등에 대한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 부회장의 지분 확대가 현재 추진 중인 신규 사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 부회장은 지난 19일 장 마감 후 SK가스 지분 6.1%(53만3280주) 전량을 대량매매를 통해 해외 기관투자가에게 팔았다. 하지만 SK케미칼이 SK가스 지분 45.54%를 가진 최대주주여서 최 부회장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지분 정리는 차후 SK그룹에서 계열분리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3남으로,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인 최 부회장은 이미 최대주주로 있는 SK케미칼을 통해 SK가스, 수처리업체 엔티스,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업체 이니츠, 의료정보기술업체 유비케어 등의 계열사를 독자 경영해왔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가 44.5%를 갖고 있는 SK건설 지분 28.02%도 보유 중이다. SK케미칼의 주요 주주는 최 부회장과 국민연금(11.48%), 쿼드자산운용(5.12%) 등이다.

그룹 관계자는 “최 부회장의 SK케미칼 지분 매입은 계열분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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