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초과학의 저력…2년 만에 또 노벨상

빛내는 반도체 청색 LED 개발
아카사키 등 3명 올해 물리학상
올해 노벨물리학상의 영예는 빛을 내는 반도체인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개발을 주도한 세 명의 일본인 학자에게 돌아갔다. 일본은 2012년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노벨생리의학상)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역대 일본계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19명으로 늘어났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 아카사키 이사무 나고야대 석좌 교수(85), 아마노 히로시 나고야대 교수(54), 나카무라 슈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대 교수(60)를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청색 LED가 개발되면서 적색, 녹색 등 3색을 결합해 백색 광원을 낼 수 있게 됐다”며 “19세기 백열등, 20세기 형광등에 이어 21세기 LED 전구가 인류의 삶을 크게 바꾸는 데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LED는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반도체 소자다. 1960~1970년대 적색과 녹색 LED가 개발된 반면 청색 LED는 빛을 확산하는 효율이 떨어져 상용화에 어려움이 따랐다. 빛의 3원색이 모두 있어야 만들 수 있는 백색 LED 전구를 20년 넘게 만들 수 없었던 이유다.나카무라 교수는 일본 니치아화학에서 근무하던 1993년 세계 최초로 청색 LED를 개발했다. 연간 10억달러가 넘는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특허권은 회사로 귀속됐고 고작 2만엔의 포상금을 받고 과장으로 승진하는 데 그쳤다. 결국 1999년 회사를 퇴사하고 UC샌타바버라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2005년에는 니치아화학과의 소송에서 이겨 8억4000만엔을 받았다. 2010년부터는 한국 반도체 회사인 서울반도체의 기술 고문도 맡고 있다.

아카사키 교수와 아마노 교수는 나카무라 교수의 상용화에 앞서 학계에서 관련 이론을 제안한 주역이다. 갈륨질소화합물반도체를 이용해 청색 LED를 제작하는 토대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카사키 교수는 수상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의 영예는 없을 것”이라며 “연구의 성공 여부는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해 왔다”고 말했다.

임현식 동국대 반도체과학과 교수는 “LED는 현재 스마트폰은 물론 컴퓨터, 평면 TV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며 “21세기에는 백열등이 LED로 모두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일본은 이번 수상으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총 19명으로 늘어났다. 2001년 이후엔 거의 매년 수상자를 내며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주도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8일 화학상,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 13일 경제학 수상자를 선정한다.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800만크로네(약 11억원)가 주어진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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