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2014] 새벽부터 눈 비비며 전국서 '대∼한민국'

18일 오전 7시부터 열리는 브라질월드컵 첫 경기인 러시아전을 앞두고 전국에서 이른 새벽부터 졸린 눈을 부릅뜬 채 국민들의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부슬비가 내리는 부산시 해운대와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붉은악마' 회원 수백여명이 전날부터 밤을 지새며 500인치 대형 전광판 앞에서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쳐댔다.두 곳에는 경기 전까지 최대 3천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소브콤플로트사(社)의 LNG용 선박을 건조 중인 STX조선해양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마린센터에 러시아 선주와 직원이 한데 모여 경기를 보며 우의를 다졌다.

회사는 지난 11일에 러시아 선주와 직원이 가상의 '한-러 친선 월드컵 경기'를 가졌다.대전시 으능정이 네거리에는 전날부터 밤샘 응원을 위해 응원인파 수백여명이 속속 집결했고 인근 대전월드컵경기장과 서대전시민광장에서도 거리 응원전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빨간색 티셔츠를 갖춰 입은 대학생들의 율동에 맞춰 함께 몸을 흔들고 환호성을 지르며 피곤함을 잊었다.

대학생 박지호(21)씨는 "친구들과 새벽 3시에 나왔다"며 우리 축구팀의 승리를 예언했다.충북 청주실내체육관에서는 새벽 4시께부터 나온 시민 5천여명이 여성 댄스팀 공연에 맞춰 형형색색의 막대를 흔들며 흥겨운 응원전을 벌였다.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대학생 권혁준(20)씨는 "응원전에 참가하려고 새벽 일찍 나와 화면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며 승리를 기원했다.

월드컵 축구대표를 배출한 학교에 지역에서는 모교 선배의 이름은 물론 선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소리 높여 불러댔다.대표팀의 주축인 구자철, 김영권, 김창수를 배출한 전주대에서는 전날 밤부터 자리를 지킨 축구팬들이 김밥, 어묵, 컵라면을 먹으며 피곤함도 잊은 채 선배들의 이름을 외쳤다.

수비의 핵심인 홍정호의 모교인 제주 중앙중·고는 수업을 한 시간 늦춘 채 학생과 교사가 함께 교실과 체육관에서 '대∼한민국' 율동박수를 쳤다.

골키퍼 정성룡의 모교인 서귀포고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TV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의 모교인 대구 청구고에서는 오전 6시 40분부터 학생 900여명이 학교 측에서 준비한 막대 풍선을 두드렸다.

이밖에 울산 문수호광장에서는 오전 3시부터 벌써 거리응원전이 시작됐고 광주월드컵경기장,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수원월드컵경기장, 대전월드컵경기장에도 이른 새벽부터 붉은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최영수 황봉규 이승형 변지철 전창해)


(전국종합=연합뉴스) k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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