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기자회 "北 `장성택처형 보도'는 주민 협박"

"북한 뿐 아니라 전세계에 협박성 메시지 보내"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19일(현지시간) 장성택 처형과 관련한 북한의 언론 보도 내용이 북한 주민을 협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장성택을 반역죄로 처형하고서 나온 북한의 광범위하고 계획적인 언론 보도와 김정은 2주기를 맞은 대대적인 추모 보도는 북한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에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북한은 이 선전으로 노동당 최고 원로이며 북한 최고 지도자의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도 주저하지 않고 단행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공포 분위기가 언론 자유가 거의 없는 북한 사회를 짓누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또 북한 국영 언론이 지난 9일 장성택 체포 사실과 혐의를 세세하게 밝혔으며 이를 전후해 장성택이 등장한 과거 기사와 이미지를 삭제했다고 전했다.

장성택 처형 다음날인 13일 노동신문 인터넷홈페이지에는 장성택이 포함된 모든 기사가 삭제됐고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와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역시 기사에서 장성택의 이름을 지웠다.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기록영화인 '위대한 동지 제1부 선군의 한길에서'를 시작으로 모든 기록영화에서 장성택의 모습을 삭제한 뒤 방영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에서만 벌어지는 일이긴 하지만 이런 뉴스와 정보 조작은 충격적이다"라고 비판했다.

북한은 국경 없는 기자회가 올해 발표한 언론자유 지수에서 전체 179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178위를 차지했다.

최하위는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불리는 에리트레아였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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