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폭로 스노든 '영웅'인가 '반역자'인가 논쟁

美 정계 중진들 "본국 송환해야"…어산지·일부 네티즌은 "지지"

미국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정보기관의 개인정보수집 사실을 폭로한 행위를 두고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미국 일부 중진의원들은 스노든의 본국 송환을 잇달아 주장했다.

그러나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스크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그를 영웅으로 치켜세웠으며 네티즌 일부는 그의 사면을 지지했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민주당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은 "스노든이 저지른 일은 '반역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내부 고발자로 평가받아서는 안된다"면서 즉각 소환을 주장했다. 피터 킹 하원의원(공화당)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킹 의원은 "스노든이 만약 자기주장대로 국가 정보를 누설했다면 정부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그를 기소해야 하고 송환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우리는 스노든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지구끝까지라도 쫓아가야 한다"며 강성 발언을 했다. 스노든은 지난달 20일 항공편으로 미국에서 홍콩으로 날아와 머물면서 망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뮤케이지 전 법무장관은 '기밀을 누설하는 것은 테러리스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요지의 기고문을 월스트리트저널에 실었다.

국가안보국(NSA)의 감시 프로그램은 해가 되지 않지만 그것을 폭로함으로써 해로운 결과를 가져온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와 달리 백악관의 인터넷 청원 사이트에는 스노든을 사면하라는 지지서명이 이어졌다.

뉴욕주(州) 로체스터의 한 네티즌이 전날 백악관 인터넷 청원사이트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에드워드 스노든을 사면하라"는 제목의 청원을 게재한 이후 하루 만에 약 2만명이 서명했다.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영국 TV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가가 대량으로 실시해온 감시의 '공식'을 알렸다는 점에서 지난 10년을 통틀어 가장 심각한 사건을 폭로했다"면서 그를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스노든에 대한 여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그가 일했던 컨설팅업체 부즈앨런해밀턴은 "충격적인 일"이라면서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방위사업체중 톱10에 드는 이 회사는 작년 59억달러의 수입중 98%를 보안 관련 정부 수주사업에서 거둬들였다.

사실상 정부에 수입 대부분을 의존하는 부즈앨런해밀턴에는 이번 사건이 적잖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와 계약을 맺는 대부분의 보안 관련 컨설팅업체들은 국가기밀 접근권을 얻고 있다.

미국 내에서 이러한 보안 관련 업체에 종사하는 인원은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전 CIA 직원으로 부즈앨런해밀턴에서 일하는 조셉 오거스틴은 이번 일 때문에 국가 정보기관들이 외주 업체들과의 계약을 재고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AFP통신에 따르면 스노든은 작년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 주자였던 론 폴 전 하원의원에게 500달러를 기부했다.

연방선거위원회(FEC) 기록을 들춰보면 스노든은 작년 3월18일 250달러를 기부한데 이어 5월6일 250달러를 추가로 기부했다. 폴 전 의원의 아들이자 공화당 대권주자인 랜드 폴 의원은 최근 국가안보국(NSA)의 전화통화 기록 수집 등의 활동은 위헌이라고 주장, 이를 차단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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