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대부' 김광수 명예회장 별세

대한교과서 키운 출판계 거목
목정장학회 만들어 인재 양성…자민련 부총재 지낸 5선 의원
‘교과서의 대부’ 김광수 미래엔(옛 대한교과서) 명예회장이 지난 2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1925년 전북 무주에서 태어난 김 명예회장은 1938년 무풍공립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독학으로 중학교 과정을 마쳤다. 이후 상경해 은행에 취직한 고인은 양아버지인 대한교과서 설립자 김기오 선생의 눈에 들어 직장을 대한교과서로 옮겼다. 6·25전쟁 중 김기오 선생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대한교과서 경영을 맡은 뒤 사업을 확대해 국정교과서를 생산하며 회사를 키웠다.김 명예회장은 교과서 사업을 기반으로 순수문예지 ‘현대문학’, 아동도서 전문 브랜드 ‘아이세움’, 유아시설교육기업인 ‘미래엔 에듀케어’ 등을 설립하는 등 교육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또 전북도시가스와 서해도시가스를 세우고 미래엔 인천에너지를 인수하며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넓혀 매출 1조원대 그룹을 일궜다.

고인은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기업의 이익은 반드시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1973년 자신의 아호를 딴 목정(牧汀)장학회를 설립, 전국 3000여명의 교대 및 사범대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2011년과 지난해에는 10억원씩 20억원을 전북대에 기부했다.

또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목정문화상도 제정, 매년 3명의 예술인에게 각각 1000만원의 창작비를 지원했다. 정치인으로도 활동했다. 1973년 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0·12·14·15대까지 5선, 한국국민당 부총재와 자민련 부총재를 지냈다.

2011년 대한교과서에서 사명을 바꾼 미래엔은 현재 김 명예회장의 아들 필식 씨(작고)에 이어 손자 김영진 대표가 이끌고 있다.

유족으로는 아내 진세영 씨, 아들 홍식(전북도시가스 대표), 창식(서해도시가스 대표), 승주(미래엔인천에너지 회장), 딸 정희, 영희, 주희, 미선, 미연 씨와 손자 영진(미래엔 대표), 형태(서해도시가스 상무) 씨 등이 있다. 빈소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10시. 02-3475-3999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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