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 수요 약세…가격 하향 안정화

2013 업종 전망 - 화학 정유

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펀더멘털 좋은 대형주 매수를

2013년 화학·정유업종의 기본적인 특징은 ‘수요약세 속에 제품가격 하향 안정화’로 정리할 수 있다. 제품가격을 결정짓는 두바이 원유가격은 이란의 지정학적 위험 감소로 올해 배럴당 108달러에서 내년도 100달러로 안정화될 전망이다. 투자자는 섣부른 기대감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보다 펀더멘털 개선 신호 발생시 대형주(LG화학, SK이노베이션) 위주로 매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매수 신호와 수혜 업체를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중동 및 유럽지역 화학제품 유입이 줄어들면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비중을 확대시켜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화학업체는 LG화학이 될 것이다. 내년 2분기 초반까지는 중동 및 유럽산 저가 제품 유입에 따른 아시아지역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 중반 이후 유럽 경기 회복조짐이 나타나면 중동 및 유럽산 화학제품 유입은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다. 더구나 중국에서 유럽지역으로 통신기기, 의류·직물 등에 대한 수출이 확대되면서 중국 기업의 화학소재 수요도 회복될 수 있다. 특히 통신기기 외장재에 사용되는 화학 소재인 고기능성합성수지(ABS) 수요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 연간 130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가진 세계 2위 ABS 생산업체가 바로 LG화학이다. 내년 목표주가는 44만원으로, 화학부문과 자동차 배터리 부문 성장세가 어우러지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과 두바이 원유가격의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정유업체 비중을 확대시켜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수혜 업체는 SK이노베이션이다.

보통 WTI 배럴당 가격은 두바이 원유가격보다 3~5달러 높게 형성되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품질이 낮은 두바이 원유가격이 WTI보다 12달러 이상 높게 형성된 것이다. 내년 2분기에는 이런 비정상적인 WTI와 두바이 원유가격 간 역전현상이 완화되기 시작할 전망이다. 계기는 미국 쿠싱지역의 시웨이(Seaway) 파이프라인 완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완공 예정인 시웨이 파이프라인은 쿠싱지역에서 미국 걸프만으로 빠져나가는 수송관이다.

이것이 완성되면 캐나다로부터 유입됐던 잉여 재고가 쿠싱지역에 쌓이지 않고 시웨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공급되게 된다. 그 결과 쿠싱지역의 일시적 과잉공급이 해소되면서 WTI 가격은 상승하고 두바이 원유가격 간의 역전현상이 완화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WTI와 두바이 원유가격 간 차이는 올해 평균 12달러에서 내년에 4달러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세계에서 가장 싼 두바이 원유를 정제해 동일한 품질의 휘발유와 등유 등을 생산할 수 있는 한국 정유사의 국제 원가 경쟁력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저렴한 이란 원유를 포함해 중동산 원유를 사용하는 SK이노베이션에 주목하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은 하루 111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정제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정유업체로서의 장점이 부각될 것이다. 적정주가 20만원에 충분히 안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위원 kyuwon.hwang@tongy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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