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시간 어떻게 정하나

기상·태양·우주물체 조건 모두 고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이 일단 예정대로 26일 오후 3시반~7시 나로호(KSLV-1)의 세번째 발사를 시도할 계획이다.하지만 향후 기상 상황 등에 따라 발사시간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로켓의 발사 가능 시간대, 이른바 '발사 윈도(launch window)'를 결정하는 데는 다양한 변수가 고려된다.

'하늘 문'이 열리려면 우선 바람과 낙뢰, 구름 등 기상 조건이 맞아야 한다.지상풍이 세면 로켓 발사 과정에서 자세 제어나 안정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대기권 상층부의 바람이 강할 경우 발사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비행 중 자세나 구조의 안정성을 잃을 수 있다.

낙뢰나 구름이 비행 궤적의 20㎞ 안에 발생할 경우 로켓의 수많은 전자장비와 탑재체(위성)에 전기적 손상을 줄 수 있다.

위성의 궤도 진입 상황도 치밀하게 계산된다.나로호 등 로켓이 탑재한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은 뒤 위성이 제 기능을 하려면 위성의 태양 전지판이 태양을 정면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태양 위치와 위성 궤도면 변화를 예측, 위성이 태양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발사 시간대 선택이 필요하다.

또 나로호에 실린 과학위성이 궤도에 진입하고 하루 동안 지구 그림자에 가려 태양빛을 받지 못하는 비율, 즉 일식율이 10%를 밑돌아야 하는 점도 고려된다.우주 공간의 수많은 물체들도 피해야 한다.

1957년 최초 인공위성이 발사된 이후 지금까지 하늘에 올려진 인공위성만 6천개가 넘는 등 지구 주위를 도는 우주 물체가 갈수록 늘면서 로켓과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9년 2월 고도 789㎞ 지점에서는 미국 이리듐33 위성과 러시아 코스모스2251 위성이 충돌한 사례가 있다.

미국의 JSpOC(Joint Space Operation Center)는 직경 10cm 이상의 모든 우주물체를 계속 추적하며 약 1만2천개의 궤도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나로호는 이 정보와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제시하는 기준 등을 바탕으로 우주물체와의 '근접회피(COLA)'가 가능한 시간대를 골라야 한다.FAA 기준에 따르면 유인 우주 비행체인 국제우주정거장(ISS), 우주왕복선 등과의 충분한 거리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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