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퀄컴에 역전 기회 만들어낸 LG전자

LG전자가 제4세대 이동통신 LTE(long term evolution) 특허의 23%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치는 무려 79억달러(약 9조2000억원)로 업계 1위라는 평가가 나왔다. 포브스 등 외신들은 미국의 투자회사 제프리스앤코의 이 같은 평가를 인용하며 특허와 관련해 그동안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LG전자의 부상을 놀라운 일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2,3세대 통신 특허를 주름잡아 왔던 퀄컴은 LTE에서 특허의 21%(추정 가치 73억달러)를 차지, LG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기업이 LTE 특허 강자로 등장한 것도 그렇고, 한국 이동통신사업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던 퀄컴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LG가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적지않다.

때마침 LTE 서비스도 확산되기 시작했다. LTE는 3세대 기술보다 최대 5~7배나 빠른 차세대 기술로 처음에는 국내에서 개발된 와이브로와 경쟁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4세대 통신은 LTE 쪽으로 확연히 쏠리는 분위기다. 해외에서는 이미 LTE 상용 서비스가 시작됐고 국내에서도 어제 SK텔레콤이 LTE 요금제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4세대 통신시대가 열리게 됐다. LTE 스마트폰도 출시되는 등 통신업계에서는 이미 LTE가 최대 화두로 등장한 분위기다. 우리나라는 2세대통신 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지만 퀄컴에 대한 로열티 문제를 피할 수는 없었다. 매년 퀄컴에 지불하는 수억달러의 로열티는 원천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데서 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W-CDMA라는 3세대에서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진화의 길목마다 퀄컴이 특허로 무장한 채 떡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LG가 퀄컴을 위협할 정도로 LTE 특허강자로 올라선 것이다. 2008년 세계 최초로 LTE 모뎀을 개발한 것도 LG였다.

LG전자로서는 LTE 기술에 올인하다시피 한 이른바 특허포커싱 전략이 차세대 통신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특허가치는 변할 수 있고, 더 많은 특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해볼 만한 게임이 된 것이 분명하다. 퀄컴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역전의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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