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박지성, FA컵 4강에서 맞붙을까

'블루 드래곤' 이청용(23·볼턴 원더러스)과 '산소 탱크'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2010-2011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준결승에서 한국 선수끼리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까.

볼턴과 맨유가 나란히 FA컵 4강에 오르면서 '한국인 더비'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스토크시티-웨스트햄, 맨체스터 시티-팀 레딩(챔피언십) 간 8강 대결이 남아 있는 가운데 추가로 4강에 합류할 두 팀이 가려지면 14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FA컵 4강 대진 추첨이 진행된다.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 등이 참여할 추첨에서 대진이 정해지는 팀은 다음 달 16일과 17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각각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싸운다.

4월1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원정경기가 잡혀 있는 맨유는 FA컵 4강 때문에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한국 팬들의 최대 관심은 볼턴과 맨유의 4강 맞대결이 이뤄질지 여부다.

볼턴과 맨유가 결승 길목에서 맞붙는다면 이청용과 박지성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대결이 성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맨유는 FA컵 최다인 11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2003-2004시즌 정상에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우승컵과 인연이 없었다.2006-2007시즌에는 라이벌 첼시와의 결승 맞대결에서 져 준우승했다.

반면 첼시는 2008-2009시즌과 2009-2010시즌에 2년 연속 FA컵 우승컵을 차지하며 통산 우승 횟수를 6회로 늘렸다.

맨유 다음으로는 아스널이 10차례 FA컵에서 우승했다.볼턴은 네 차례 FA컵을 제패했으나 1957-1958시즌 이후 50년 넘게 정상을 밟지 못했다.

이청용과 박지성 모두 맞대결 기대가 크다.

이청용은 12일 밤 열린 버밍엄과 FA컵 8강전에서 후반 45분 환상적인 헤딩 결승골을 터뜨려 3-2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시즌 3호골을 사냥하면서 3골 7도움을 기록, 2년 연속 두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한 이청용은 FA컵 4강에서도 맹활약해 소속팀을 결승에 꼭 올려놓겠다는 각오다.

박지성은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재활 중이어서 13일 아스널과의 FA컵 8강전에 결장했지만 복귀가 임박했기 때문에 다음 달 중순 예정된 FA컵 4강에서는 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이청용과 박지성은 지난해 9월16일 2010-2011시즌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경기에서 둘의 첫 맞대결이자 통산 11번째 '한국인 더비'를 펼쳤다.

이청용은 선발 출전해 후반 추가시간 교체 직전까지 뛰었고 박지성은 후반 8분 라이언 긱스 교체 선수로 기용돼 그라운드에서 이청용과 선·후배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승부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려 '장군멍군'이 됐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은퇴하면서 '캡틴' 자리를 내줬고 이청용은 조광래호의 주축으로 26일 온두라스, 29일 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에 나설 예정이다.나란히 올 시즌 두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인 이청용(3골 7도움)과 박지성(6골 4도움)이 FA컵 4강에서 다시 한 번 격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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