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고객감동 광고대상] 신민아 이거나 혹은 신민아가 아니거나

올해 방송광고 시장은…
신민아는 2010년 방송광고계의 퀸이었다. 방송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여주인공으로 인기가 솟구치며 10여개 광고에 출연, 소비자들을 감동시켰다.

발랄하고 순수한 그녀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매료된 것이다. SK텔레콤 T(정보통신부문),KB카드(카드),동서식품 맥심티오피(음료) 등 신민아를 기용한 광고들이 각 부문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신문과 CM전략연구소가 지난 9월과 10월 두 차례 실시한 조사에서 이같이 조사됐다.

광고계의 한 관계자는 "신민아의 반란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김연아와 김태희를 훌쩍 뛰어넘는 인기로 '신민아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앞선 세 브랜드 외 금호타이어(화학공업부문),하나은행(은행부문),대신증권(증권부문)이 각각 소비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방송광고로 나타났다.
금호타이어

유명모델이나 화려한 영상은 없다. 하지만 소리 없이 마음을 울리는 감동이 있다. '젊음은 나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만드는 것이다'란 이어령씨의 '젊음의 탄생' 중 한 구절이 화면을 채우고 '길은 땅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생각을 가지면 새로운 길이 보인다'라는 배철수씨의 나지막한 내레이션이 곁들여진다. 조용하면서 힘 있는 창의성이 돋보인다. 타이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배철수편과 김혜수편으로 구성된 이 광고는 40대와 50대보다는 20대 젊은층에서 호응이 높았다. 타이어 실수요자는 아니지만 잠재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회사의 미래를 밝혔다.

경쟁사 광고와 차별되는 의외성이 젊은층에게 통한 것이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이유로는 문구가 설득력 있고,이해하기 쉬우며 공감이 간다는 순으로 답했다.

하나은행둘째 낳길 참 잘했다,한국에 시집오길 참 잘했다,가게 열길 참 잘했다,앞선 금융을 만나길 참 잘했다라는 칭찬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면서 하나은행을 만나길 잘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나은행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소개한다. 선진보육시설 운영,다문화 가정 후원,저소득층 창업 지원 활동 등이 그것이다.

이 광고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들의 모습을 편안하고 따스하게 표현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는 연말연초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내용뿐 아니라 광고모델과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고수가 단정한 머리와 환한 얼굴로 주변을 밝혀주는 것이다. 이처럼 마음을 움직이는 따스한 분위기의 광고는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은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광고는 30~40대 남성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타겟팅이 매우 적절한 셈이다.

SK텔레콤T

'덜거덕 덜거덕 삐거덕 삐거덕~' CM송이 입에 착 붙는다. 1979년 정종숙의 '달구지'가 배경음악으로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귀를 먼저 연다. 그런 다음 만원 버스와 시골길은 불안한 데이터로,멋있는 스포츠카와 뻥 뚫린 고속도로는 SK텔레콤 T의 콸콸콸 데이터로 비교해 보여준다. 비교 방식은 다분히 상징적이지만 이해하기 쉽다. 이 때문에 '콸콸콸' 캠페인은 기존 캠페인에 비해 선호도가 높고 공감대도 넓다.

드라마와 CF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신민아에 대한 모델호감도는 전 연령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20대 남성층과 20~30대 여성층에서 특히 높았다. 소비자들이 이 광고를 좋아하는 이유로는 '이해하기 쉽다''독창적이다''활기차다''표현에 공감이 간다'순으로 나타났다.

KB카드

이승기와 신민아가 춤추는 동안 각종 할인 혜택 서비스들이 화면에 나타난다. 진부해질 수 있는 신용카드 광고를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작품으로 만들었다.

이번 조사에서 이승기의 KB굿데이카드와 신민아의 KB굿쇼핑카드는 신용카드 업종에서 각각 1,4위를 차지했다. 이승기와 신민아가 높은 호감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기는 20~40대 남성층(2위)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1위였다. 신민아는 30대 여성층(3위)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1~2위를 차지했다. 남녀 광고모델 중 단연 최고다. 이 광고를 좋아하는 이유도 '모델이 매력적이다'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해하기 쉽다''활기찬 느낌'이란 반응이 뒤를 이었다.

대신증권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지 않고도 기업에 대한 믿음을 이끌어낼 수 있다. '밸런스 세상을 움직이다'광고는 마치 4차원 공간 같은 곳에서 파도처럼 출렁이는 패턴들로 신비감과 동시에 무게감을 던져준다. 모노톤의 세계에서 소용돌이치는 움직임은 불안한 금융시장을 나타낸다. 여기서 그린과 블루로 이어지는 컬러의 변화로 균형 있는 투자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낸다. 얼핏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해하기 쉽고 설득력이 있다'는 반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표현에 공감이 든다''배경이 좋고 특수제작기법이 눈에 띈다' 등 표현기법과 시청각적 요인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동서식품 맥심티오피

이 광고는 1~2편의 성과가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속적인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창출해 브랜딩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원빈과 신민아가 키스하는 4편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5번째 광고에서는 가장 중요한 키스 신을 뺐다. 톱 모델들의 키스 신으로 높은 인지도를 이끌어낸 후 브랜드에 대한 영향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새 광고는 음료부문뿐 아니라 전체 광고효과에서도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더욱 좋아했다. 여성층에서도 10대가 가장 높은 호감도를 나타냈다.
좋아하는 이유로는 '모델,캐릭터가 매력적이다''모델과 제품이 잘 어울린다''우아함이 느껴진다''모델에 신뢰가 간다' 등의 순으로 꼽았다.


어떻게 조사했나

고객의 '감성'과 브랜드에 대한 '경험가치'가 마케팅에서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광고커뮤니케이션의 효과 및 효율성 측정도 소비자의 마음에 초점을 둔 방법들이 대세다. 더 이상 브랜드나 광고의 인지도만으로는 소비자의 마음 속 변화들을 읽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CM전략연구소(www.cmvalue.co.kr)는 지난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2400명의 소비자패널을 대상으로 전체 TV광고에 대한 호감도를 측정했다. 소비자 패널은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0세에서 59세 남녀로 구성됐다.

조사방법은 우선 소비자가 최근 본 광고 중에서 '좋아하는 광고'를 떠올려 광고의 내용을 직접 생각나는 대로 설문지에 적고,광고브랜드 또는 기업을 적도록 했다. 조사자 측에서 내민 광고물들을 보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마음 속에 남은 광고를 자발적으로 상기해서 기술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다 호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변수들의 값을 반영해 최종 결과를 산출했다. 이 조사는 특히 해당광고를 좋아하는 이유를 모델,시청각,표현,감성,메시지,브랜드 등 각종 요인으로 파악할 수 있어 광고 효과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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