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서 '화약성분' 검출…'스모킹 건' 찾았나

어뢰여부 곧 판명..군 전문가들 "중어뢰 가능성에 무게"

천안함 침몰 원인을 규명 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이 선체 연돌(연통)과 절단면 부근에서 어뢰 탄약으로 추정되는 화약성분을 검출, 곧 밝혀질 최종 판명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합조단은 최근 천안함 선체에서 미량의 화약성분을 검출해 어뢰 탄약인지 여부를 정밀 분석 중이라고 정부의 한 관계자는 6일 전했다.

천안함 선체 좌현 하단부 수중에서 폭발과 함께 선체가 두 동강 나고 연돌이 갈라지면서 절단면과 연돌 부근에 화약성분이 남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합조단 과학수사팀과 미국 전문가들은 이 화약성분이 어뢰 탄약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정밀 분석계기를 통해 감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이른바 결정적 증거(스모킹 건)이 될 가능성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최종 판명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에도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전문가들은 화약성분이 탄두 200여㎏의 북한 중(重)어뢰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분석 결과 만약 북한의 중어뢰로 판명되면 남북관계를 포함한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함정의 스크루 소리와 와류 등 음향과 항로대를 뒤쫓아 타격하는 수동음향 방식의 '어-3G'가 주목을 받고 있다.

1980년대 중국에서 개발된 이 어뢰는 사거리 12~14㎞로 속력은 초당 12~14m에 이른다.탄두 무게는 200㎏이지만 고폭약을 장착했다면 이런 탄두 무게로도 1천200t급 초계함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합동조사에 참가한 미국 전문가들도 화약성분 검출 사실을 미국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이날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제25차 한미안보정책구상(SPI)회의에서 이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절단면 부근과 해저에서 수거한 금속파편 가운데 추려낸 알루미늄 조각도 선체의 것과 다른 재질이어서 어뢰 파편인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검출된 화약성분이 어뢰인지 여부는 이르면 금주 내에 판명될 것"이라고 말해 '어뢰'에 의한 폭발로 좁혀지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하지만 국방부와 합조단은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릴 단계가 아니다"며 "현 단계에서 어뢰로 단정하는 것은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약성분이 어뢰 탄약으로 판명된다고 해도 제조국을 당장 찾아내는데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를 통한 확인작업이 군사.외교적으로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화약성분과 알루미늄 파편 가운데 어느 것 하나라도 어뢰 성분으로 드러나면 원인 규명 작업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합조단의 조사결과 발표 예측 시기가 이달 말에서 20일께로 당겨진 데 이어 이르면 금주 내로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 것은 한반도 상황 관리와 무관치않아 주목된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한반도 정세의 변화가 본격화되는 상황과 천안함 조사를 둘러싼 관련국간 움직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정부 일각에서는 천안함 원인 규명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 한미 양국이 공통된 인식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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