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상생IT혁신사업] 기업네트워크군 경쟁력 향상, 해답은 '상생 IT혁신'

작년 자동차, 전자, 조선 등 5개 산업군 200여개 모-협기업 참여
인재활용·中企 비즈니스·IT역량 등 대·중소협업 혁신 성과

국내 IT활용은 전자상거래(e비즈니스) 등 일부에 그치고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 구축에도 불구하고 그 활용 수준이 미흡하다. IT 활용도에 있어서는 69개국 중 15위(EIU 2008년 평가),16개국 중 10위(LECG컨설팅 2008년 평가)에 그치고 있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의 IT활용 수준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한 협업 IT활용 모델이 부재하여 생산성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기업의 정보화 수준은 단순 업무 정보화 21.4%,기업 내 정보화 48.3%,기업 간 협업 정보화 27.1%로 기업 간 협업 정보화를 위한 IT 활용 단계로의 진입은 아직 요원한 상태다.

산업 전반적으로 기업의 경쟁 환경이 단순한 기업 간 구조에서 기업 네트워크군 경쟁으로 확장됨에 따라 기업과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대중소상생IT혁신사업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출발했다. 중소 협력사의 정보화 담당자가 능동적으로 자체 정보화 추진 역량을 향상시켜 협업 대응 정보화 체계를 구축,정보화 기반의 대 · 중소기업 상생체계 추진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식경제부 지원 하에 정보통신산업진흥원,한국IT비즈니스진흥협회(구 한국전자거래협회)가 주관한 본 사업은 2009년 사업 첫 해에 현대기아자동차와 삼성전자 대우조선해양 등 5개 주요 산업군 모기업(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의 추천을 받은 200여개 중소 협력기업이 참여했다. 중소기업의 정보화담당자를 대상으로 IT혁신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하고,상생IT혁신전문가(IM:Inno Mentor)가 중소기업 현장에 직접 파견되어 중소기업 정보화 담당자가 능동적으로 상생IT혁신전략(BPR/ISP)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전략수립 결과가 우수한 중소협력기업을 대상으로 작년 말부터 대중소기업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전략수립 결과를 반영한 협업IT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대중소상생IT혁신사업은 기존 공급자 중심의 정보화지원책과는 달리 수요기업 주도로 전략적 혁신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기존 정보화 정책과 차별성을 갖는다. 컨설팅 경력이 평균 13년 이상인 전문 IT시니어(Senior)들을 상생IT혁신전문가로 재교육하고 중소기업 현장에 파견해 상생IT혁신전략 수립을 밀착 지원하는 과정에서 IM활용에 대한 수요기업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인재활용 혁신=대중소상생IT혁신사업의 주요 골자는 IT혁신전문가(IM)를 수요 중소기업의 정보화담당자와 연계함으로써 기업 스스로 필요에 의한 '맞춤형 IT혁신전략'을 수립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해 사업을 통해 배출한 119명의 IM들은 평균나이 44.2세,IT컨설팅 경력 13.6년의 해당분야 전문가로 퇴직 후 주로 프리랜서 형태의 단기직으로 활동하던 IT시니어들이다. 이들을 자동차 전자 조선 철강 등 제조업 분야의 업무 및 IT분야에서 중소기업 전문 Biz/IT컨설턴트로 활용함으로써 인재활용혁신 효과를 낳았다. IM들은 중소 제조기업 현장에 파견되어 그간 현장에서 쌓았던 업무 노하우를 중소 협력사의 예비CIO들에게 전수했다. 기업경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모기업과의 협업이나 업무 추진상의 애로사항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표준화된 상생IT혁신전략 수립 방법론을 토대로 업종별 업무와 IT시스템 프로세스를 진단하고,협업 및 생산현장에서의 이슈 도출 및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실제로 자동차 대기업의 생산 · 정보화 담당 임원의 이력으로 퇴직 후 중소기업의 협업 분야에서 자동차 IM으로서 새로운 업무 영역 개척에 성공한 사례도 볼 수 있었다.

◆중소기업 Biz · IT역량 혁신=상생IT혁신사업은 공급망을 공유하는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정보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기업 간 연계 생산성 제고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모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의 내부 프로세스 혁신을 위하여 상생IT혁신전략,즉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ISP(Information Strategic Planning) 수립을 통해 생산 설계 물류 등 주요 협업 프로세스상 중소 협력기업의 내부 문제점을 구체화하고 해결방향을 도출함으로써 향후 대 · 중소 협업 정책의 조정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한 중소업체는 그동안 모기업의 1차 협력사 대상 SCM 통합 정책에 부응해 IT운영을 잘해왔다고 자부했으나,8주간에 걸친 전략수립 결과 평균 이하의 IT활용성과 운영프로세스상의 문제점을 인지하고,회사 경영진과 IT책임자가 주도적으로 IT부서 중심의 전사혁신 프로젝트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 업체의 경우 IT혁신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경영진과 기업 내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대 · 중소기업 상생혁신=개별 중소 협력사들의 상생IT혁신전략 수립 결과를 기반으로 협업 프로세스상의 문제점 현황을 종합하고 모기업의 협업 정책 개선에 반영했다는 점도 이번 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다. IT시스템을 활용한 모-협력기업 간 협업 프로세스의 혁신을 통해 정보공유를 강화하는 등 대 · 중소기업 간 협업 정책 조정 기회로 작용했다. 전자업종의 한 중견기업은 이번 사업에 14개 협력사와 동반 참여해 회사 자체적인 생산계획의 잦은 변동으로 인한 가치사슬상의 연쇄적인 문제점 현황을 공유하고 협업정보시스템 구축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협력사와 향후 수요예측정보를 실시간 공유함으로써 보유재고 감소 및 업무시간 단축,유실비용 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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