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북과 진지한 자세로 대화해야"

시진핑 中부주석과 조찬..환경문제 집중 언급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북한과는 과거와는 다른 진지한 자세로 대화하자는게 내 생각"이라며 "북한도 우리의 이런 진정성을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접견하고 조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면 북한 주민의 기본적인 삶 보장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일 회담과 관련,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해 한단계 업그레이드 해서 경제 뿐 아니라 평화, 안보, 환경과 같은 문제에 대해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원자바오 총리로부터 지난 베이징 회담 때 북한에 다녀온 얘기를 자세히 들을 기회가 있었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시 부주석은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두차례에 걸치면서 많이 발전했다"며 "내년에 한국이 의장국인데 좋은 성과를 내도록 중국도 돕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찬은 오전 8시10분부터 50분간 이뤄졌으며 이 대통령이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5) 참석차 출국하는 것을 언급, 환경 문제를 중점적으로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시 부주석은 "코펜하겐 회의에서 아직 각국간 이견이 많은 것 같은데 이를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면서 "선진국이 개도국에 자본과 기술을 이전하고 빈민퇴치를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중국이 기후변화에 대비해 스스로 노력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선진국이 근대화 공업화 과정에서 온난화를 발생시킨 과거의 책임은 도외시하고 이제와서 같이 책임지자고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선진국이 더 과감하게 CO2(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신흥국의 주장은 당연한 것"이라며 "신흥국이 경제 성장과 CO2 절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좇아야 하는 상황인데 이를 선진국이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부주석은 "코펜하겐 회의 참석 전에 이 대통령의 입장을 듣게 되서 다행"이라면서 "기후 변화에 대비한 세계적인 노력에는 적극 참여하겠지만 인위적, 강제적으로 경제 성장을 제한받는 일은 곤란하다"고 답했다.이 대통령은 "선진국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하지만 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면서 "코펜하겐 회의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시 부주석은 "주한 대사에게 모레(19일) 생신이라는 것을 들었다"며 코펜하겐 회의 참석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한항공 특별기내에서 생일을 맞게 된 이 대통령에게 미리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