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철회…산업계 등 "늦었지만 다행"

철도노조의 무기한 파업이 역대 최장인 8일째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큰 불편을 겪었던 산업계와 국민은 열차 운행의 빠른 정상화를 기대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충북 단양의 한일시멘트 공장 관계자는 "물류비 증가 등 어려움을 겪던 우리로서 철도노조의 조건부 파업은 환영할 일이다.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포항에서 화물열차로 받던 유연탄을 화물트럭으로 실어오면서 화물열차의 배가 넘는 운송비를 지급해 왔다.

하루 평균 2만5천t의 시멘트 생산 능력을 갖춘 성신양회 단양공장의 한 관계자도 "사업이 힘든 상황에서 천만다행"이라면서 "앞으로 철도운송이 중단되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재고가 바닥나 당일 반입물량을 출하하는 식으로 근근이 공장 가동을 해 온 경기도 의왕컨테이너기지 인근 시멘트 공장 7개사도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동양시멘트 의왕사업소 윤현린 소장은 그러나 "의왕지역 시멘트공장 7곳은 평소 1만4천t 가량씩의 재고를 뒀기 때문에 재고가 거의 바닥난 현 상황에선 1주일가량은 야간작업까지 해야 공장 가동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장 가동 중단 위기에 강원지역 시멘트 공장들도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하루 평균 9만여t의 시멘트를 전국 출하기지로 수송해온 강원도 내 5곳의 시멘트 업체는 출하기지 비축 물량이 거의 바닥난 상황인데다 일부 공장은 완제품 생산량이 넘쳐 2~3일 이내에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시멘트 생산량의 60%가량을 철도에 의존해온 현대시멘트 영월공장은 생산량 50%가량 감축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하기도 했다.

쌍용시멘트 영월공장 김준하 출하과장은 "파업기한이 워낙 길었던 탓에 노조원 복귀 후 출하기지까지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하면 물류수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까지는 48시간이 더 지나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매번 철도 파업 사태가 촉발되면 물류수송 차질로 피해를 보는 업계는 항상 초조와 불안 속에 산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물류대란 없이 안정적으로 수송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도화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복귀한 노조원이 시설과 역 분야에서 200여명에 달하는 등 시간이 갈수록 복귀자들이 늘고 있다.

이 지역의 한 운송업체는 "조건부 파업 철회가 뭔지 파악하고 있다.

기업이나 시민을 볼모로 하는 파업은 더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왕컨테이너기지에 입주한 한 물류업체는 "컨테이너 물량이 다소 줄어드는 월초여서 그나마 임시 화차로 근근이 처리해 왔는데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이라며 "노동계는 이번과 같은 극단적인 파업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수도권 전철을 이용해 수원역에서 범계역까지 출근해온 시민 송선근(29)씨는 "파업 이후 매일 출근 때면 콩나물시루 같은 객차 안에서 시달려야 했다"며 "국민을 볼모로 한 파업은 더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원.충북.부산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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