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아프리카 잡기' 나섰다

"3년내 원조 2배 늘리겠다"
경협·자원외교 투트랙 전략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아프리카 잡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2회 한 · 아프리카 포럼 참석차 방한 중인 압둘라예 와데 세네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장 핑 아프리카연합(AU)집행위원장과 아프리카 주요국 외교장관을 청와대로 초청,면담에 이어 만찬을 함께했다. 제2회 한 · 아프리카 포럼은 24~25일 외교통상부 주최로 서울에서 열리며 장 핑 위원장과 메스핀 세욤 에티오피아 외교장관，레이몽 치반다 콩고민주공화국 국제협력부 장관 등 아프리카 지역별 주요 15개국의 장관급 인사들이 참석한다.
이 대통령이 적극 나서게 된 것은 지금까지 걸음마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 아프리카 외교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정부도 포럼에서 우리의 개발 경험을 참석한 아프리카 인사들에게 알리고 대(對)아프리카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한 · 아프리카 간 경제 협력 및 기술원조 공유 등 자원 외교에 대한 논의를 중점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와데 세네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현재 연간 1억달러 수준인 아프리카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향후 3년간 2배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와데 대통령이 "세네갈은 집이 없고 자녀들 교육을 제대로 시킬 수 없는 빈곤의 6가지 조건 속에 살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한국도 독립 후 그런 경험이 있었고 최빈국이었기 때문에 세네갈을 이해할 수 있다. 세네갈의 미래도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네갈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와데 대통령은 "한국은 아프리카에서 잘 알려진 국가"라며 "눈부시게 빠른 한국의 발전 과정을 보면서 경탄을 금치 못한다"고 화답했다. 와데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경험을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한국기업의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아프리카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한 · 아프리카 포럼에서 ODA확대 방침과 함께 아프리카 연수생 초청 규모도 향후 3년간 5000명 선까지 늘린다는 등 내용의 '서울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홍영식/장성호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