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弱달러시대 투자전략] 적립식 외화예금으로 달러 사고 '공동구매'로 수수료 줄여라

글로벌 달러 가치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원 · 달러 환율도 1년여 만에 1100원대로 떨어졌다. 달러 약세와 이에 따른 원 · 달러 환율 하락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예측은 한계가 있다. 외화를 사거나 팔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한쪽 방향에 무리하게 베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적립식 외화예금으로 위험 최소화

외화 실수요자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적립식 외화예금을 통해 달러를 분할 매입하는 것이다. 적립식 외화예금은 일정액의 원화를 예치하면 그에 해당하는 외화가 통장에 적립되는 상품이다. 따라서 환율이 떨어지면 더 많은 액수의 외화를 적립할 수 있다. 환율이 하락하는 시기에 적립식 외화예금을 통해 외화를 많이 매입해 두면 향후 환율이 상승할 때 비싼 값에 외화를 사지 않아도 된다.

국민은행의 'KB 적립식 외화정기예금'은 매월 일정액을 자동이체할 수 있고 수시로 추가 적립할 수도 있는 외화예금 상품이다. 최저 가입금액은 미화 100달러에 상당하는 금액이며 달러 외에 유로 엔 위안 등 10개국 통화로 가입할 수 있다. 이 예금에 가입한 고객은 환율이 일정 수준 이하일 때만 외화를 매입하는 자동 적립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이 상한 환율과 하한 환율을 지정해 놓으면 고시환율이 상환환율 이상일 때는 자동이체가 중지됐다가 하한환율 이하로 떨어졌을 때 자동이체가 재개된다.

하나은행의 '하나 모아모아 외화적금'은 원화 기준과 외화 기준 중 한 가지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원화 기준으로 매달 10만원의 자동이체를 걸어두면 10만원에 해당하는 외화가 적립된다. 외화 기준으로 매달 100달러를 적립하기로 했다면 100달러에 해당하는 원화가 보통예금 계좌에서 빠져나가고 외화적금 통장에는 100달러가 들어온다.

외화를 장기간 보유할 생각이라면 회전식 외화정기예금이나 금리 연동형 외화예금을 활용하면 된다. 신한은행의 '민트 리볼빙 외화예금'은 가입 시점에 선택한 회전기간에 따라 1,3,6개월마다 이자가 복리로 계산되는 상품이다. 회전기간 단위로 약정이율이 보장되므로 중도해지에 따른 부담도 적다. '민트 리보 연동 외화예금'은 3개월 리보금리(런던 은행 간 금리)를 반영해 이자율이 3개월 단위로 자동 변경되고 복리 방식이 적용된다. ◆자유전환형으로 환율 변동 대비

외화 예금에 가입했다가 필요에 따라 원화 예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신한은행의 '자유전환 외화정기예금'에 가입하면 가입 1개월 후부터는 원화 예금이나 금 적립 통장으로 전환할 수 있다. 요즘처럼 달러 가치가 하락,달러 예금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면 원화로 바꿀 수 있다. 특히 달러 가치와 상반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금 적립 통장으로도 전환이 가능해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에 대비할 수 있다.

원화 예금으로 바꾼 이후 달러 가치가 상승한다면 다시 달러 예금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같은 전환에 따른 수수료는 없다. 가입금액은 미화 5000달러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달러 유로 엔 등 3가지 통화로 가입할 수 있다. 해외 유학 등을 계획하고 있다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화예금 상품에 눈을 돌려볼 만하다. 우리은행은 유학이나 이민 등을 목표로 목돈을 마련하는 고객을 겨냥한 '해외로 외화적립예금'을 출시했다. 가입 고객은 환전이나 해외 송금 시 수수료의 30%가 할인되고 제휴 유학원을 이용할 때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 공동구매 수수료 절약

외화를 매입할 때는 다양한 방법으로 환전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환전은 가능하면 주거래 은행에서 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은행이 주거래 고객이나 신용카드 회원에게는 환전 수수료의 30~50%를 깎아주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거래 고객 여부와 상관없이 대폭의 수수료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으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도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인터넷으로 환전을 하면 수수료의 최대 70%가 할인될 뿐만 아니라 24시간 환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러 사람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난다면 공동구매 환전을 통해서도 수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총 환전금액이 일정 금액을 넘을 경우 수수료의 50~70%가 할인된다. 환율이 하락세에 있을 경우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 환전을 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출국 직전 공항에서 외화를 바꾸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공항 지점에서는 시내 지점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수수료를 적용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