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先자금지원 안한다"…정무위 산업은행 국감

협상결렬땐 독자 회생 모색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GM대우의 장기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기 전에는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민 행장은 "산은이 GM대우를 지원한다고 해도 GM의 전략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GM이 GM대우를 단순 하청기지화하려는 움직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쉽지 않지만 앞으로 대책을 잘 세우고 노력하면 GM대우의 독자 생존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GM과 진행 중인 협상이 결렬될 경우 GM대우에서 GM이 손을 떼도록 한 다음 독자적으로 GM대우를 살려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보인다. 민 행장은 최근 GM이 산은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GM대우에 대한 여신을 회수해 파산시킨 뒤 법정관리를 통해 독자 회생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미 이러한 요구 조건이 수용되지 않으면 모든 여신을 회수하겠다고 밝혔으며,GM대우는 지난주 만기가 돌아온 1258억원의 대출을 상환했다. 산은은 또 매달 3억달러씩 만기가 돌아오는 총 50억달러 규모의 선물환 계약에 대해서도 회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민 행장은 "21일 예정인 GM대우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채권단의 자금 지원은 GM대우의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협상 진전과 연계해 검토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GM대우의 유동성 상황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매출 증대로 버틸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쉽지 않다"며 "GM대우는 작년에 선물환 거래 손실과 경기 침체로 인한 차량 판매 급감으로 87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흑자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 행장은 채권단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의향서를 단독으로 제출한 효성에 대해 지분을 분할 매각할 경우 특혜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주채권은행(외환은행)과 다시 한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채권단은 하이닉스 지분을 전부 아니면 일부라도 매각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해왔고 주식매각 안내서에도 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각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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