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한국 노사문화 G20國 걸림돌…주먹구구식 관행 없애겠다"

노동장관 기자간담회
임태희 신임 노동부 장관은 1일 취임사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중점 과제로 '건강한 노사문화'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특히 건강한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는 그동안의 주먹구구식 노사관계 관행을 더 이상 간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임 장관은 "한국은 최근 G20 의장국에 선정된 사실이 말해 주듯 이미 선진국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며 "하지만 노동문화가 한국의 선진국 정착에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사현장에서 머리띠를 두르고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문제의 근원적 해결보다는 적당히 담합하는 관행 등 후진적 모습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법과 규정에 대한 철저한 준수를 통해 이를 고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 장관은 또 "이는 노사 당사자뿐만 아니라 노동부도 지켜야 한다"며 앞으로 노사 간 주먹구구식 타협에 노동부가 적당히 넘어가던 관행도 없애겠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핵심 과제인 '일자리 창출' 역시 건강한 노사문화에서 비롯된다는 게 임 장관의 생각이다. 임 장관은 "성숙한 노사문화를 바탕으로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높이고,이를 기업 발전으로 연결시킨 후 과실을 공유하는 노사상생 구도가 정착돼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건강한 노사문화 정착과 일자리 창출 등 2대 핵심 과제 모두 법과 원칙을 지키는 데서 출발한다는 뜻이다.

임 장관은 이와 함께 노동정책의 큰 원칙으로 △경쟁과 책임 △자율과 공정을 제시했다. 경쟁과 책임은 '복수노조를 통한 경쟁','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시행을 통한 책임있는 노조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시행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힌 것이다.

'자율과 공정'은 향후 노사교섭에 대한 노동부의 방침을 밝힌 것이다. 노사교섭에 대한 자율성을 인정하겠지만 원칙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이에 따른 피해가 국민이나 하청업체로 전가될 경우 노동부가 나설 뜻임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임 장관은 노동계와의 소통에 있어서도 원칙을 강조했다. 임 장관은 "고객(노동계)과의 소통은 당연하다"며 "누구와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그 고객이 불법을 앞세우고 대결적 분위기로 접근한다면 이는 대화하자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복수노조,노조전임자 문제와 관련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연말 투쟁 방침에 대한 노동부의 입장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전국통합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과 관련해서는 "실정법 위반이 아니므로 가입과 관련해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다"면서도 "다만 민주노총이 정치활동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정치중립의 원칙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 장관은 이날 취임식을 마치고 노동부 직원들과 도시락 점심을 함께 한 후 첫 번째 일정으로 서울메트로를 방문했다. 첫 방문지로 서울메트로를 택한 이유는 이 회사가 모범적 노사문화를 키워가고 있는 데다 추석 연휴에도 업무를 수행한다는 상징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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