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IOC 총회…2016년은? 차기 위원장은?

국제 스포츠계의 향후 7년간 판도를 가늠하게 되는 제121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10월1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막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10월2일 2016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고 7일에는 2016년 종목 찬반 투표를 실한 뒤 8일 차기 IOC 위원장 선거까지 이어져 지구촌 스포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특히 초박빙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2016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일찌감치 총회 참석을 선언한 데 이어 2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격 덴마크행을 결정해 4개국 정상간에 첨예한 외교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27일 외신들과 인터뷰에서 2016년 올림픽 유치 경쟁에 대해 "2∼3표 차이로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IOC 위원장 입장에서 특정 후보도시를 거론할 수는 없지만 시카고(미국)와 도쿄(일본), 마드리드(스페인),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뜻이다.

주요 외신과 IOC 소식지, 국제 스포츠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까지는 리우데자네이루가 조금이나마 앞서는 듯 했다.

100년이 넘는 IOC 역사에서 올림픽이 단 한번도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리지 않았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고 브라질은 지난 8월 제3세계 국가로는 파격적인 2억1천만달러에 IOC와 중계권 계약을 체결해 적지 않은 표심을 끌어모았다.또한 강력한 라이벌 시카고가 속한 미국올림픽위원회(USOC)가 올림픽방송국 설립을 추진하면서 IOC와 심각한 마찰을 빚어 리우데자네이루의 완승이 점쳐지는 듯했다.

그러나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리우데자네이루의 불안한 치안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고 브라질은 2014년 축구 월드컵을 개최하기 때문에 `두 가지 선물'을 다 줄 수 없다는 여론마저 퍼지고 있다.

여기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직접 IOC 총회에 참석해 프레젠테이션을 갖기로 최종 결정함에 따라 결정적인 변수로 떠올랐다.USOC도 올림픽방송국 설립을 유보하겠다고 한발 물러서면서 시카고가 다시 탄력을 받았고 IOC의 돈줄인 미국의 스폰서 기업들과 메이저 방송사들까지 가세해 초강대국 미국의 입김이 다시 작용하고 있다.

아시아 후보 도시인 도쿄는 다른 도시들보다 두 배나 많은 정부의 재정보증과 잘 갖춰진 인프라, 완벽한 도시 치안 등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주민들의 지지율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치른 뒤 불과 8년만에 아시아에서 다시 열린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드리드는 높은 주민 지지도와 경기장 시설 면에서도 무난하다는 평가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또 유럽 도시라는 점, 조직과 재정의 불안정성, 스페인 정부의 세계반도핑기구(WADA) 코드 준수 여부 등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최종 개최지는 IOC 위원 106명이 무기명 전자투표를 치러 과반수를 얻어야 하며 로게 위원장과 후보도시 IOC 위원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

◇럭비.골프 올림픽 입성


IOC는 지난 8월13일 독일 베를린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럭비와 골프를 2016년 하계올림픽의 추가 종목으로 추천했다.

이들 종목이 이번 IOC 총회 찬반투표에서 통과된다면 럭비는 1924년 파리올림픽 이후 92년만에, 골프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 이후 112년만에 복귀하게 됐다.

현재로선 럭비와 골프가 총회에서 거부당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IOC 역사상 집행위에서 통과된 안건이 총회에서 부결된 전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골프와 럭비는 로게 위원장이 공공연히 올림픽 복귀를 언급했던 선호 종목이다.

럭비는 15명으로 구성된 집행위 1차 투표에서 과반수에 1표 모자라는 7표를 얻었으나 2차에서 9표를 획득해 가장 먼저 올림픽 복귀가 결정됐다.

그러나 골프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골프는 럭비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 1차 투표에서 가라데(5표)보다 뒤진 3표에 그쳤다가 4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힘겹게 역전승을 거두고 추천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돈 포터 국제소프트볼연맹(ISF) 회장은 "이번 총회 종목 투표에서는 이변이 일어날 것이다.

소프트볼은 4년 뒤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해 IOC 총회의 찬반 투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이번 총회에서 럭비나 골프 중 하나가 탈락하더라도 추가 종목을 선정하지는 않는다.

◇로게 위원장 4년 더

로게 위원장은 2001년 7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김운용 IOC 위원을 따돌리고 국제스포츠계의 수장에 올랐다.

당시 판세는 로게와 김운용, 딕 파운드 WADA 회장의 치열한 3파전으로 예상됐지만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당시 위원장이 선거 막판 로게의 손을 들어주면서 승부가 결정되고 말았다.

위원장 취임 당시 `미스터 클린'으로 불렸던 로게 위원장은 IOC의 개혁을 강조했지만 과연 성과가 있었는지는 불분명한 채 8년의 임기가 흘렸다.

로게 위원장이 이번 총회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IOC 규정상 2013년까지 임기 4년을 연장할 수 있다.

만약 다른 후보가 당선된다면 임기는 8년이다.

현재까지 로게 위원장 말고는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없다.

물론 후보 등록 마감일은 선거 사흘 전까지이지만 새로운 후보가 출마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IOC에서 로게 위원장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인사는 토마스 바흐 부위원장이다.

독일올림픽위원회(DOS) 위원장을 겸한 바흐 부위원장은 현재 2018년 뮌헨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념하며 IOC 대권은 4년 뒤를 바라보고 있다.

때문에 로게 위원장은 이번 총회에서 단독 후보로 출마해 4년 더 치세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부위원장 2명과 집행위원 2명, IOC 위원 6명도 선출한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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