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가 바이러스 사멸장치 개발

고신의대의대 이상호 교수 "신종플루 병원감염 막을 수 있어"
개발장치 국제특허 출원

신종플루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현직 대학병원 외과의사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부산 고신대의대 위장관외과 이상호 교수팀(공동개발자 서정섭)은 산화티탄(TiO2) 광촉매와 스크루(SCREW) 형태의 순환형 공기정화장비를 이용한 바이러스ㆍ세균 사멸시스템을 개발, 국제특허(PCT)를 출원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장비는 산화티탄(TiO2) 광촉매의 원리가 기본적으로 적용했다.

산화티탄 광촉매는 빛에 닿으면 활성산소를 생성하고 이 활성산소가 분해력을 갖게 되면서 유기물 분해와 항균, 탈취, 유해물질 제거 등의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하지만, 이 장비는 다른 기기에서 볼 수 없었던 여러개의 스크루가 연결돼 있는 형태의 일종의 공기정화장치를 함께 갖추고 있다.

즉, 이 장비를 병실 등의 밀폐된 공간에 설치하면 공기 중의 모든 유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스크루를 따라 회전하면서 광촉매 표면에서 강제적으로 반응이 일어나고, 분해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대전의 한 국책연구기관에서 계절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1)와 인플루엔자보다 불활성화가 어려운 폴리오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이 장치의 효능을 실험한 결과, 이들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멸되는 효과가 입증됐다고 덧붙였다.바이러스 실험을 한 이 연구원의 책임연구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내에는 공기중에서 바이러스의 사멸효과를 실험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2ℓ 용량의 물속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폴리오 바이러스를 각각 살포시킨 다음 장치의 효능을 관찰했다"면서 "일단 두 바이러스가 불활성화 되는 데까지는 시간차가 있었지만, 실험결과만 놓고 보면 효과는 확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이번 장치의 바이러스 소독 효과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른 장치와 비교실험을 더 해야 하는 만큼 현재 상태에서 이 장치만 이런 효과를 갖고 있다고 단정지어 말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팀은 조만간 국내 학회와 학술지 등을 통해 이번 개발성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이상호 교수는 "현 단계에서 신종플루의 병원 내 감염을 막고, 만성질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병실에서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 "신종플루 확산기에 맞춰 하루빨리 이 기술이 상용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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