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각료 내정자에 '함구령'

16일 일본 총리에 취임하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15일 밤 입각 대상자들에게 전화로 발탁을 통보했으나 "외부에 알려지면 바꾸겠다"라며 철저하게 함구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일본 언론은 16일 새벽까지 입각 대상자 및 소관 부처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으나 대부분 전체 입각 대상자의 배치 상황까지 최종 확인하지 못하는 등 혼란을 빚었다.하토야마 대표도 15일 밤늦게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대상자들에게) 포스트는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는 아직 총리에 취임하지 않은 만큼 미리 인사 내용이 공개되는데 대한 경계감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언론은 입각 대상자의 명단까지는 입수했지만, 담당 성청(省廳·부처) 등을 확인하지 못해 16일 오전까지 이름을 소개하는데 그쳐야 했다.파벌 대표를 통해 내정 사실을 통보했던 자민당 정권과는 상당한 차이다.

자민당은 또 새 총리가 국회에서 지명된 이후 총리실에 당 3역 등으로 구성된 조각본부를 설치, 각료 내정자를 호출했다.

민주당 정권에서는 이보다 하루 먼저 당사자들에게 통보한 것이다.민주당의 한 간부는 "하토야마 대표는 입이 무겁다.

공개해서 안된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공개 않는다.

총리로서의 책임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하토야마 정권의 각료의 첫 데뷔는 16일 중으로 갖게 될 것으로 보이는 기자회견이다.

자민당 정권에서는 각료 명부가 발표된 직후 새 각료가 총리실에서 한 명씩 기자회견을 한 뒤 각 성청에서 재차 기자회견을 했다.

계파별 안배에 따라 소관 성청 업무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각료가 많은 만큼 기자회견은 관료들이 준비한 원고를 읽는 것이 관례였다.

반면 관료 타파, 정치 주도를 내건 민주당은 각료 내정자에게 입각 이전에 충분한 시간을 줘서 소신을 표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당초 계획과 달리 당내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의 각료 내정자에게 정권 출범 하루 전에야 이런 사실을 통보한 만큼 준비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기자회견 등에 앞서 각 성청 관료가 새 각료에게 정책설명을 하는 방안은 거부하기로 했다.대신 당이 사전에 회견용 자료를 만들고, 새 각료는 이를 근거로 향후 정책 운용 방향을 설명하도록 했다.

(도교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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