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솔직토크] (8) 이완구 충남지사…기관총 든 마피아 소굴서 7000억 낚은 '담판고수'

2008년 5월 어느날 러시아 로스토프 마을에 있는 한 기업 사무실.이 지사가 마른침을 삼키며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협상 상대는 자동차 부품업체로 알려진 타가즈사.여러 한국 지자체에 투자 의향을 밝혔으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적이 있는 회사였다. 로스토프가 마피아 소굴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기관단총을 든 30여명이 보초를 서고 있는 실제 상황을 본 이 지사.지방경찰청장까지 지낸 그였지만 오금이 저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지사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국정원 등의 정보망을 총동원해 뒷조사를 벌인 결과 투자를 받아도 될 만한 회사라는 것을 알았던 것.협상 끝에 이 지사는 6억5000만달러의 자동차 부품회사 설립 투자약정서를 거머쥐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충남도 공무원들은 이 지사를 '제2의 서희'로 불렀다. 고려 때 거란과 담판을 벌여 강동 6주를 복속시킨 서희의 담판에 비유한 것.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협상비화를 담은 책은 10권도 쓸 수 있다는 이 지사는 "1시간 이내에 충남에 투자하도록 기업인을 설득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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