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기 승부전략] LG그룹‥초고화질 LCD TV '글로벌 인기몰이'

LG는 '불황'에서 한걸음 비껴서 있는 그룹으로 꼽힌다. 주력 계열사인 전자는 지난 2분기에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매출 14조원,영업이익 1조원을 각각 넘어섰다. 디스플레이도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G화학도 2분기에 영업이익 6603억원을 기록,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 치웠다. LG의 불황 속 호황의 원동력은 △전자의 휴대폰 △디스플레이 모니터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화학의 2차전지와 편광판 등이다.

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올 상반기에 날개를 달았다. 상반기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은 경기침체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8%가량 규모가 줄었다. 그렇지만 전자는 상반기 중 5240만대를 판매,작년 동기(5220만대)보다 오히려 늘었다. 시장점유율도 연초 목표치인 10%를 넘어선 10.9%에 달해 노키아,삼성과 확고한 3강구도를 이뤘다. 대표적인 효자상품은 중저가 풀터치폰인 '쿠키'.이 제품은 출시 10개월 만에 세계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600만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풀터치폰을 사용하고 싶지만 가격이 비싸고 사용하기 어렵다는 고객들의 요구를 제품에 충실히 반영한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중 · 장년층을 노린 '와인폰'은 2년2개월 만에 누적판매 200만대를 돌파했으며 지금도 꾸준한 수요가 나오고 있다.

LCD TV도 상반기 세계시장에서 눈부신 실적을 올렸다. 지난 상반기 세계 시장에서 팔려나간 전자의 LCD TV는 총 674만대.작년 같은 기간의 456만대보다 무려 48%나 판매량이 늘어났다. 상반기 점유율은 11.9%로 'TV 명가'로 손꼽히는 일본 소니를 제쳤다. TV를 맡고 있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15배 가까이 늘어난 2236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률도 5%대로 높아졌다. 조직 개편을 통해 HE사업본부로 출범하기 전인 지난해 3분기의 TV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이 0.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같은 조직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실적이 좋아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이익의 절반 이상을 휴대폰에 의존하던 포트폴리오의 취약성을 극복한 것이 올해 상반기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LCD TV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선전했다. 양대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과 북미지역 판매량이 각각 44%와 12% 증가했다. 아시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는 100%에 가까운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전통적인 전자의 텃밭이었던 백색가전 부문에서도 예년 수준 이상의 상과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소재와 차별화된 디자인을 갖춘 샤인 디오스 냉장고,스팀 기술을 적용한 트롬 드럼세탁기 등이 제몫을 했다. 디스플레이는 모니터용 LCD패널의 덕을 톡톡히 봤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월 기준 판매량 4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3월 모니터용 패널 월 판매 300만대를 돌파한 지 4개월 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5%나 판매량이 늘어났다. 지난 6월에는 노트북용 LCD패널 판매도 업계 최초로 400만대의 벽을 넘어섰다. 회사 관계자는 "IT(정보기술) 제품용 LCD 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1위를 굳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화학은 TFT-LCD용 편광판,2차전지 등 전자소재 부문에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 기존의 석유화학 부문과 함께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전자소재부문은 지난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화학의 미래성장동력 역할을 톡톡히 했다. TFT-LCD용 편광판의 경우 최근 일본의 경쟁사인 니토덴코를 제치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휴대폰,노트북,전기자동차 등에 사용하는 2차전지도 올 2분기 들어 시장점유율에서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3위까지 순위가 올랐다.

정보통신 계열사들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데이콤은 인터넷집전화 'myLG070'과 인터넷TV(IPTV) 서비스 'myLGtv'로 불황의 파고를 넘었다. 2007년 6월 첫선을 보인 myLG070은 올 상반기 8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473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6월 말 78만명이던 가입자 수도 165만명으로 증가했다. myLGtv 역시 전국 방송 실시 이후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어 데이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myLG070과 myLGtv의 약진을 바탕으로 유선통신시장 2위 자리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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