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산업 대부' 성재갑 前 LG석유화학 회장 별세

'Mr.화학''화학업계의 맏형'으로 불렸던 성재갑 전 LG석유화학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6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성 전 회장은 국내 화학산업 1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1970년대 가공산업 위주였던 국내 화학산업이 석유화학 원료사업으로 전환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1980년대에는 생명과학,1990년대에는 정보 · 전자소재 등으로의 사업 확장을 주도하며 국내 화학산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1938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그는 1963년 부산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2005년 LG석유화학 회장직에서 퇴임하기까지 42년간 'LG맨'으로 살았던 전문경영인이다.

성 전 회장은 또 LG석유화학 회장 재임기간 중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회장을 5년간 맡으면서 국내 석유화학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했다. 퇴임 후에는 국내 500여개의 화학업체와 관련 단체를 아우르는 한국화학산업연합회(KOCIC)를 주도적으로 결성,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화학산업연합회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국제화학산업단체협의회(ICCA) 정회원 자격을 얻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한국 화학산업의 국제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한일경제협회 부회장 등도 역임했다.

LG 관계자는 "지금의 LG화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닦으셨던 분"이라며 "'화학강국이 미래강국'이라는 신념을 갖고 국내 화학산업의 발전을 이끈 큰 별이었다"고 말했다. 장례는 LG화학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유족으로는 부인 이병남씨와 아들 우석(우리금융지주 IR부장) 현석(삼화네트웍스 사업부장),딸 지현씨와 사위 박찬씨(이비인후과 원장)가 있다. 빈소는 서울 반포동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 오전 4시로 경남 의령군 궁류면 압곡리 선영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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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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