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中國조직 군살 쏙~ 뺀다

삼성, 5대 판매법인 통합…LG, 중간 관리파트 폐지
외형보다 수익강화 초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내 판매 · 영업조직 군살빼기에 나섰다.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별도법인을 통합하거나 일부 조직을 없애기로 한 것.조직의 효율성을 높여 중국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중국 중간판매 조직 통합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9일 "베이징,상하이,광저우,청두,선양 등 중국 내 5대 판매법인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며 "5곳의 법인에서 각각 담당해온 지역별 판매전략을 베이징 중국삼성 본사에서 총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5대 판매법인의 역할이 지사로 바뀌었다. 지사는 통합 판매법인에서 확정한 전략을 개별 영업소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회사 관계자는 "판매법인의 전략과 실행 기능을 분리했다"며 "전략 기능은 따로 떼어내 통합하고 실행 기능은 현장에 남겨둔 것이 조직개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하반기부터 개별 영업소를 관리하는 중간 조직을 아예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의 3단계 판매 · 영업조직이 2단계로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재 LG전자는 중앙 판매법인 산하에 베이징,상하이,광저우,청두,선양 등 5개의 영업지사를 두고 있다. 영업지사들은 개별 영업소 관리와 지역별 판매전략 수립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조직개편 전 중국 삼성전자 5대 판매법인과 똑같은 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성격도 엇비슷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조직개편이 이뤄진 후에는 중앙의 판매법인으로 영업지사들의 기능이 통합된다"며 "영업지사에서 근무하던 주요 보직 책임자 중 20~30%가량을 재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시장따라 조직 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고 보고 있다. 외형을 확대하는 것보다 수익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지역 거점에 있는 중간 판매 조직이 사라지면 이 조직을 총괄하는 임원이나 간부들이 자체적인 결정에 따라 시행하는 판촉행사들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마케팅비 지출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중고 가전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면 금액에 관계없이 구매금액의 10%를 되돌려주는 이구환신(以舊換新) 제도가 하반기부터 새로 시행되는 등 중국의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도 조직개편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LCD TV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 기업들의 중국 LCD(액정표시장치) TV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6.7%에서 올해 1분기 6.7%로 쪼그라들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면 중국 정부가 소비자들에게 직접 보조금을 주는 가전하향 정책이 시행된 이후 저가 제품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중국 현지 업체들이 전자제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게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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