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은총재 "주택가격 상승 문제 있다"

"하반기, 성장은 하지만 약할 것"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9일 "수도권 일부 지역이지만 주택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 등이 다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연결해 볼 때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에 3조원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그 규모가 크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총재는 "과거 5∼6년간 수도권지역에서는 주택가격이 많이 상승했으나 작년 9월이후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면서 "가계부채도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더 오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전망과 관련 이 총재는 "올해 하반기에는 성장은 하겠지만 매우 약할 것"이라면서 "지난 2분기에는 1분기에 비해 높은 성장을 한 것 같은데, 이는 재정의 확대지출 등 일과성 요인이 많았기 때문이어서 하반기에 높은 성장을 이끌 힘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그는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세계교역이 단기간내 빨리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따라서 한국의 수출도 빨리 늘어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쯤 선진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우리경제도 내년쯤에는 좀 상황이 좀 좋아질 것이지만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따라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데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게 옳다"면서 "당분간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그는 물가와 관련, "원자재 가격이 최근 상승하기는 했지만 세계경제가 당장 본격적인 회복을 하지 않는다면 크게 상승할 요인은 없을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내년까지 물가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작년 8월 이후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전년대비 물가 상승률이 계속 하락하지는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과잉 유동성 문제에 대해 그는 "광의유동성 지표의 증가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협의유동성 지표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며 "유동성이 특정 부문의 상품이나 자산에 흘러들어 경제를 교란하는 쪽으로 작용하는지 관심있게 보면서 필요하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이 총재는 재정정책과 관련, "작년 10~11월 생각했던 최악의 상황보다는 나아졌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는 정책은 필요할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 얼마나 크게 하느냐는 재정을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이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최현석 기자 keunyoung@yna.co.krharrison@yna.co.kr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