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현대硏 경제행복지수] 자산가격 상승으로 서울 '경제 행복감' 1위 점프

지방 대부분 최하위권…혁신도시 추진 불투명
충북 2회 1위서 꼴찌 추락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조사한 '제4회 대한민국 경제 행복지수(Economic Happiness Index)'에선 경제적 발전 항목의 개선폭이 두드러진다.

경제적 발전은 소득이나 자산이 향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는지,생활수준이 나아질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항목이다. 6개월 전 조사 때 33.5에서 이번엔 44.2로 10포인트 이상 뛰었다. 일자리나 소득의 안정성을 측정하는 경제적 안정(40.3→47.7),주변사람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나은지를 평가하는 경제적 우위(45.0→49.2),경제적 불평등을 묻는 경제적평등(19.9→21.6),물가와 실업률로 인해 불안한지를 보는 경제적 불안(18.2→22.2) 등 다른 항목도 개선되기는 했지만 개선폭은 경제적 발전에 미치지 못한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반등하면서 가계 경제사정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의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경제 행복감에 대한 지역별 편차를 낳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의 경제행복지수는 지난번 36.7에서 이번에 45.7로 9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상승폭의 2배에 육박한다. 서울의 행복지수 순위는 지난번엔 5위였으나 이번에 1위를 차지했다. 경기 지역은 지난번 1위에서 이번엔 2위로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선두권이다. 서울의 부동산가격 상승이 조만간 수도권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최하위권이었다. 전체 17개 지역 가운데 충북이 17위,전남 16위,제주 15위,전북 14위,강원 13위 등 이었다. 경제가 회복된다고는 하지만 집값은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일자리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부족하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다 충북의 경우엔 혁신도시 추진이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겹치면서 2회 때 1위에서 3회 15위,이번엔 꼴찌로 추락했다.

소득이나 자산 쪽에선 규모가 클수록 만족감과 향후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억원 이상 계층의 행복지수는 지난번보다 16.8포인트 뛰어 77.3을 기록했다. 8000만~1억원 계층의 행복지수 역시 10.8포인트 높아진 66.3으로 나타났다. 8000만원 미만 소득계층은 상승폭이 5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했다. 20억원 이상 자산가의 경우에도 행복지수가 15.6포인트 치솟아 75.0을 기록했다.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감이 지수를 밀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남녀간 차이가 이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남성의 경우 30.7에서 37.6으로 6.9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성의 경우 36.4에서 39.5로 3.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지난번엔 여성의 행복지수가 남성에 비해 5.7포인트 높았지만 이번엔 그 격차가 1.9포인트로 좁혀졌다. 가정경제를 책임지는 주체가 여성보다 남성이 많기 때문에 경기회복에 따른 안도감을 남성이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45.6)와 30대(40.5)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50대(33.8)는 가장 낮았는데 퇴직에 따른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60대(33.9)도 낮은 편이었는데 향후 소득이나 자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경제행복지수=개인이 경제적 요인과 관련해 어느 정도의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지를 평가하는 잣대다.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은 '5개의 하위지수'와 '전반적 행복감'을 종합해서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5개의 하위지수는 △경제적 안정 △경제적 우위 △경제적 발전 △경제적 평등 △경제적 불안 등으로 구성된다. 지수는 최고 100,최소 0,중간값은 50이다. 100에 가까울수록 행복하고 0에 가까울수록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 조사 대상은 전국의 20세 이상 경제활동 중인 성인남녀(학생 제외)이며 표본은 지역별 최소할당과 인구비례에 의한 배분을 거쳐 추출된다. 이번 조사에선 1013명이 응답했다. 2007년 말 첫 조사가 실시됐으며 6개월에 한 번씩 조사가 이뤄진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