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승진 기대했는데… 국세청 '당혹'

'외부 인사'인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청장으로 내정된 21일 국세청은 불난 호떡집 같았다. 일요일이어서 직원들은 나오지 않았지만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백 위원장의 인선 배경과 성향을 묻는 등 당혹감과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한 국세청 직원은 "전 청장들의 잇단 불명예 낙마와 최근 검찰의 압수 수색 등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여서 내부 인사가 청장이 되기를 바랐던 게 사실"이라며 "그동안 청장 대행으로 큰 문제 없이 조직을 잘 이끌어온 허병익 차장의 승진이 무산된 것을 아쉬워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국세청 직원들은 또 백 위원장의 청장 내정은 '조직 안정'보다는 '개혁'에 무게를 두겠다는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어서 향후 개혁이 어떻게 이뤄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많은 직원들이 그동안 전례가 없던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서울청의 한 직원은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나온 국세청 개혁 방안에는 지방청 폐지 등의 엄청난 것까지 있어서 불안해하는 직원이 많다"고 전했다.

일부 직원들은 강력한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외부 청장이 오면 보다 빨리 국세청 내부의 오랜 잘못된 관행이 타파되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