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공공기관 경영 평가 해보니…] 희비 엇갈린 '낙하산'

의원출신 선방… 나머진 낙제점
지난 19일 발표된 첫 공기업 기관장 평가에서 한국소비자원 등 4곳의 기관장만 해임건의를 받아 대다수 공기업들은 안도하는 분위기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먼저 공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낙하산' 논란을 겪은 기관장 가운데 '해임건의'는 안 됐지만 낙제점인 '50점 이상~60점 미만'에 해당돼 '경고'를 받은 기관장이 4명이나 나왔다. 강원도 정무부지사 출신인 조관일 한국석탄공사 사장,건설교통부 차관 출신으로 대통령직 인수위 분과위원을 지낸 최재덕 대한주택공사 사장,대선 때 대통령 방송특보단장을 맡았던 양휘부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서울시 균형발전추진본부장 출신인 이종상 한국토지공사 사장이 그들이다. 이들에 비해 한나라당 국회의원 출신 기관장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김광원 한국마사회장 등이 모두 '보통'에 해당하는 60점 이상~70점 미만의 점수를 얻었다. 역시 한나라당 의원 출신인 전용학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우수'(70점 이상~80점 미만)로 정치인 출신 기관장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민간기업 출신 공기업 CEO 가운데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임원 출신인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 사장은 '우수'(70점 이상~80점 미만)에 해당하는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대다수 민간기업 출신 기관장들은 '보통'에 머물렀다. LG전자 부회장 출신인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출신인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대우건설 부사장을 지낸 류철호 도로공사 사장,제너럴일렉트릭(GE)코리아 회장을 역임한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이 모두 60점 이상~7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스타급 민간기업 CEO 출신이란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는 못 미치는 점수"라며 "그만큼 공기업 개혁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태명/류시훈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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