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때 마다 100원씩"… 교통비 할인카드의 귀환

외환 이패스ㆍ기업 로하스… 우리銀도 5월 출시
휴대전화ㆍ식당 이용요금 적립 등 혜택 다양화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을 깎아주는 신용카드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2년 전 하나은행이 선보인 교통비 할인카드가 '출혈경쟁'을 이유로 퇴출된 지 2년여 만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16일 서울도시철도공사 SK마케팅앤컴퍼니와 제휴해 대중교통 요금을 하루 최고 300원,주말엔 600원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넘버엔 이패스(Epass)카드'를 내놓았다. 이 카드로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면 1회당 100포인트(100원에 해당),하루 최대 3회까지 OK캐쉬백 포인트가 적립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1회당 200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1개월에 최대 1만포인트를 쌓을 수 있고 다음 달 현금으로 돌려받는 구조다.

점심시간 음식점을 이용할 때는 음식 가격의 5%,학원 및 스포츠센터 이용시 5%,인터넷 쇼핑몰(G마켓 옥션 인터파크 11번가) 이용시 5%의 포인트가 쌓인다. 교통비를 포함해 1개월에 2만5000원까지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연회비는 비자와 마스타의 경우 1만원,국내 전용 카드는 5000원이다. 외환은행 결제 계좌를 보유한 고객이나 연간 카드 사용 실적이 100만원 이상이면 다음해 연회비가 면제된다. 기업은행은 하루 앞선 지난 15일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100원씩 할인해주고 이용 금액의 최대 0.5%까지 캐시백해주는 '상쾌한 공기 로하스(Lohas)카드'를 내놓았다. 서울 경기 인천 대전 부산에서 이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면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마다 100원씩 요금이 할인된다. 한도는 월 20회,2000원까지다. 휴대폰 이용료(3%)와 주유금액(리터당 40원),패밀리레스토랑(10%),영화(2000원) 할인 등의 혜택도 함께 제공된다.

우리은행도 지난달부터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광역버스 지하철 요금의 5%를 월 3000원 한도로 깎아주는 '우리V카드知'를 판매하고 있다. 월 교통비로 6만원 정도 쓰는 사람은 매달 3000원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최근 들어 대중교통 요금 할인카드를 잇따라 내놓은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과당 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2007년 초 '하나 마이웨이카드'의 교통비 할인이 '출혈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는 이유로 금융감독 당국의 제재를 받은 이후 2년여 만에 비슷한 성격의 신용카드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하나 마이웨이카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회당 100원씩,매월 40회(최대 4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해 한 달 만에 9만장 넘게 발급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금융감독원은 이 카드를 규제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고 하나은행은 출시 1년여 만에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마이웨이 카드와 달리 연회비(1만원)와 교통 할인을 받기 위한 의무 사용액(월 20만원 이상) 등의 조건이 있어 적자가 나는 구조가 아니다"며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원가 분석 등을 해봐야겠지만 해당 금융회사가 적자를 내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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