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파산, 美 각계에 '일파만파'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신청에 따른 파장이 부품 공급업체와 딜러뿐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IT업계부터 월가의 금융회사, 언론, 광고업계, 미 정치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확산되고 있다.

GM은 미국 산업계의 '상징' 또는 '자존심'으로 자리 잡아왔고 제조업체로는 미 역사상 최대규모의 파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GM의 몰락으로 생긴 미국 산업계의 빈자리는 그만큼 클 것으로 전망된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GM의 파산보호로 말미암은 고통이 월가에서 워싱턴 정가, 실리콘밸리까지 광범위하게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GM은 매출에서 IT서비스와 소프트웨어에 지출한 금액의 비중으로 볼 때 미국 IT 업계의 최대 고객이었다.

리서치업체 IDC에 따르면 GM은 지난해 자동차 업체와 부품공급업체들이 이 분야에 지출한 90억달러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실제로 지난 1일 법원에 제출된 서류를 보면 휴렛패커드는 GM에 대해 1천700만달러의 미수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휴렛패커드는 GM의 채권자이자 공급업체로서 자사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GM의 구조조정을 지원하며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IDC의 조 바카이 이사는 "GM의 파산 때문에 IT부문에 대한 지출의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GM은 워싱턴 정가에서도 '큰 손'이었다.

GM이 작년 기후변화 관련 법안이나 재생 연료 기준 등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로비스트를 고용하는 데 지출한 금액은 1천310만달러에 달했다.

GM의 파산으로 월가가 입게 될 손실도 만만찮다.톰슨 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GM은 1985년부터 모건스탠리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포함한 월가 금융업체의 조언을 받아 총 668건의 인수와 투자, 기업분할 등을 하는데 1천690억달러를 지출했다.

GM이 발행한 주식과 채권 규모도 약 1조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느 업계보다도 광고 수입이 줄어들 언론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GM은 프록터앤드갬블(P&G)에 이어 미국 2위의 광고주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해왔고 연례 사업보고서를 보면 작년에만 광고에 53억달러를 지출했다.

올림픽 중계나 슈퍼볼, 오스카상 시상식 등 굵직한 행사 때마다 GM의 광고는 빠지지 않고 등장했고 이 때문에 미국 방송사는 GM을 '제너러스 모터스(Generous Motors)'로 부르기도 했다.

GM은 또 2007년 스포츠와 미술 행사 후원금으로 지원한 금액이 2억4천만달러에 달해 미국 최대의 스폰서 중 하나였다.리서치업체 플래닝 퍼스펙티브의 존 헨케 주니어 사장은 "많은 산업부문에 최악의 여파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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