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빠르게 소진

고양 식사지구.김포 신도시 90% 이상 계약
양도세 혜택 등 영향..웃돈 거래 다시 `고개'

수도권의 새 아파트에 대한 청약열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 물량판매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연초 수두룩했던 고양, 용인, 김포 등지의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들이 최근 빠르게 소진되며 계약률이 90%를 넘는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시행된 양도소득세 감면.면제 혜택이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면, 최근의 경기 회복 분위기와 인천발(發) 청약열기 및 각종 개발 호재가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미분양이 쌓였던 고양 식사지구는 정부의 양도세 감면과 국제고 설립 추진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GS건설이 시공하는 '일산 자이 위시티'의 경우 4천683가구 중 95%가 팔렸고, 저층의 비로열층만 남아 있다.

벽산건설의 '블루밍일산 위시티'도 최근 분양률이 93%까지 올랐다.

이들 아파트는 연초까지 분양률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벽산건설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조치 이후 미분양이 한 달에 80여 가구씩 팔리기 시작하더니 청약시장이 회복되고, 국제고 설립 계획이 발표된 최근 한두 달 사이에는 매월 200가구씩 계약됐다"며 "미분양 계약자를 소개하는 사람에게는 인센티브를 주고, 분양가 등 계약조건을 완화한 것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미분양 물량이 거의 다 팔리면서 한동안 분양가 이하로 나오던 분양권에도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일산 자이의 경우 분양권 웃돈이 평균 500만-1천만원 선이며, 중앙공원 조망이 가능한 4단지 등 인기 동의 로열층은 최고 5천만-6천만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블루밍 일산도 로열층은 1천만-2천만원에 분양권 전매가 이뤄진다.

현지의 S공인 관계자는 "분양권 매입자는 양도세 감면 혜택이 없는데도 로열층에 미분양이 없다 보니 분양권이라도 사는 것 같다"며 "다만 단지 규모에 비해 아직 거래량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포 한강신도시의 중대형 '우남 퍼스트빌'도 연초 70%에 머물던 분양률이 최근 90%를 넘어섰다.

우남건설 허재석 본부장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지만 전매제한 기간 완화로 입주와 동시에 팔 수 있고, 양도세 100% 감면 혜택이 주어지면서 계약률이 높아졌다"며 "인천 청라 등 분양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도 미분양 판매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양건설산업이 김포시 걸포동에 공급한 '오스타 파라곤'은 전체 1천636가구 중 1천631가구가 팔리고 현재 5가구만 남았다.

이 아파트는 올 초에도 분양률이 70-80% 선에 그쳤지만, 양도세 면제와 취득.등록세 혜택이 동시에 주어지면서 최근 계약률이 99.7%까지 올랐다.

고분양가와 기존 아파트값 하락으로 고생하던 용인에서는 신봉지구 동일 하이빌이 선전하고 있다.

총 1천462가구인 이 아파트는 미분양에 대한 자체 분양가 인하와 양도세 면제 등의 혜택 덕분에 60% 선이던 계약률이 최근 85% 선으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3일부터 청약에 들어가는 인천 청라지구와 앞으로 공급될 수원 광교신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분양이 성공하면 수도권 미분양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아파트 계약률이 높아지면 해당 지역의 분양권 시장도 회복될 것"이라며 "다만 미분양 판매를 위해서는 정부 정책뿐 아니라 건설사의 분양가 인하 등 자구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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