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2014년 대선출마 가능성 시사(?)

룰라 "하늘만 알 것"… 현지언론 "가능성 첫 시사"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오는 2014년 시행되는 대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 현지 언론이 23일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전날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중국-터키로 이어지는 3개국 방문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퇴임 후 활동을 묻자 2014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았다.

룰라 대통령은 "2014년에 일어날 일에 관해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뿐"이라면서도 "정치 분야에서 어떤 일이 있을지는 하늘만 알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현지 언론은 룰라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대통령직에 세 번째 도전할 수 있다는 태도를 사실상 처음으로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현지 언론은 특히 집권 노동자당(PT)도 룰라 대통령이 2014년 대선에 나서는 것을 전제로 한 '차차기 대선 플랜' 가동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그러나 내년 대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거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상파울루 주 상 베르나르도 도 캄포 지역 금속노조 위원장, 노동자당 창당, 총선 및 대선 출마 등으로 말미암아 "1978년 이래 가족과 함께 하겠다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서 "이제야말로 가족들에게 돌아갈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해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브라질 현행 헌법은 대통령과 주지사, 시장의 3선 연임을 금지하고 있으며, 선거를 한 차례 건너뛰어 출마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룰라 대통령이 내년 10월 말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하려면 개헌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룰라 대통령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헌 주장을 일축하면서 여성인 딜마 호우세피 정무장관을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브라질 정치권에서는 최근 대통령 3선 연임 금지 규정 폐지를 위한 개헌 필요성이 제기되는가 하면 선거비용 절감을 앞세워 룰라 대통령의 임기를 2012년까지 연장해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통합 실시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또 일부에서는 호우세피 장관의 건강 문제와 낮은 지명도를 이유로 한 집권당 대선후보 교체론도 흘러나오는 등 일찌감치 대선과 관련된 논란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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