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현금 증가…'돈맥경화' 풀리나

차입·증자 늘리고 투자 줄인 결과
삼성전자·조선업체 현금 급감세는 여전

올해 1분기 대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전분기 대비 증가세로 반전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자금난이 해소될지 주목된다.작년 4분기 삼성전자 등 초대형기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 탓에 현금성 자산이 급감하면서 자금 사정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자 기업들이 차입과 증자에 나서고 투자를 줄인 끝에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주요 조선업체들의 현금성 자산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대기업 현금성 자산 전분기 대비 증가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발표된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상위 30대 대기업(금융회사와 작년 9월 말 이후 분기별 비교가 불가능한 기업 등 제외)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말 현재 이들 기업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39조9천91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 현재 37조892억원에 비해 7.82% 증가한 것이다.

이들 기업의 작년 9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의 규모가 40조4천60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작년 4분기 동안 현금성 자산은 8.33% 줄었다.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작년 4분기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로 현금성 자산이 줄었으나 올해 들어 최악의 상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차입이나 증자 등에 주력하되 투자는 줄임으로써 현금성 자산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금성 자산은 현금, 수표, 당좌예금 등 대차대조표상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정기예금, 정기적금, 기타 정형화된 상품으로 단기자금 운용 목적으로 소유하거나 1년 내 도래하는 것 포함)을 더해 산출한다.

◇ 포스코 1조5천230억↑…삼성전자ㆍ삼성重 9천400억,1조4천억↓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포스코로 작년 9월 말 3조3천14억원에서 3개월 뒤인 작년 말 2조4천663억원으로 급감했으나 올해 3월 말 3조9천893억원으로 3개월 새 1조5천223억원(61.75%) 늘어났다.

또 GS건설이 작년 말 8천91억원에서 3월 말 현재 1조4천781억원으로 6천690억원(82.67%) 늘었으며 두산중공업도 6천77억원에서 1조1천176억원으로 5천99억원(83.90%) 증가했다.

그러나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작년 9월 말 무려 7조692억원이었으나 3월 말 현재 4조7천250억원으로 2조3천443억원(33.16%)이나 감소했다.

작년 말의 5조6천665억원보다는 9천416억원(16.62%)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2조883억원에서 6천125억원으로 1조4천758억원(70.67%) 줄었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2조3천439억원과 1조205억원에서 1조7천117억원과 7천355억원으로 26.97%, 27.93% 감소하는 등 조선업체의 현금성 자산 급감세가 뚜렷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종환 애널리스트는 "조선업체의 현금성 자산 대부분이 선수금으로 수주가 안 되면서 선수금이 줄고 매출채권은 늘어났다"며 "앞으로 수주가 살아나지 않으면 현금성 자산이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한편, 3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은 기업은 여전히 삼성전자로 4조7천250억원이었으며 이어 현대자동차(4조6천967억원), 포스코(3조9천893억원), LG디스플레이(3조4천576억원) 등 순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곽세연 기자 nadoo1@yna.co.kr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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