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휴대폰 명암, SKT 미소 KTF 부진

외국산 휴대폰 단말기를 들여온 SK텔레콤과 KTF의 명암이 갈리고 있다.

SK텔레콤은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지만, KTF는 세계 최대 휴대폰 브랜드인 노키아폰을 내놨는데도 극히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림(RIM)사의 블랙베리폰은 법인 전용임에도 2000대 가량이 판매됐다.

나이키와 시스코 등 다국적 기업은 물론 대한항공, GS건설, SK에너지 등 국내 대기업들까지 200여개 기업이 블랙베리폰을 도입했다.

블랙베리폰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보안 논란을 무릅쓰고도 사용을 고집할 정도로 애용해 '오바마폰'으로도 불리고 있다. 또 지난 1분기 중 미국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에 오르기도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임원들을 중심으로 블랙베리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회사 외부에서 이메일을 체크하는 용도로 주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홍콩에서 블랙베리폰을 구매해 로밍 서비스를 받아 이용하던 다국적 기업들은 로밍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블랙베리폰 도입에 더욱 적극적이라고 SK텔레콤은 전했다. SK텔레콤은 향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 추이를 봐서 일반 고객 판매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 말 내놓은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도 한 달 반만에 1만2000대 가량이 판매되며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휴일을 감안했을 때 하루에 400대 가량씩 팔리고 있는 셈"이라며 "고가의 스마트폰이 이 정도 팔린다면 괜찮은 판매 추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6년여만의 노키아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으며 출시된 6210s는 2500대 가량 판매에 그치고 있다. 가격이 39만원6000원의 저가 스마트폰이어서 이동통신사 보조금을 적용하면 '공짜폰'과 다름없는 데도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6210s는 출시 때부터 핵심 기능이 빠져 다소 김이 샜다. 일명 내비게이터로 불릴 정도로 위성항법장치(GPS)가 장착된 길 안내 서비스가 장점이지만 국내에서는 지도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국내 측량법상 규제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KTF 관계자는 "노키아는 한국 시장을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첫 모델은 노키아의 복귀를 상징적으로 알리는 역할이며 이후 후속 모델이 계속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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