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돼지독감 81명 사망

미국에서도 확산.."바이러스 봉쇄 어려워"
WHO '비상 우려" 선포

멕시코와 미국에서 돼지독감 신규 환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사망자 수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대재앙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전 세계가 돼지독감 확산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멕시코 정부는 25일(현지시간) 돼지독감으로 지금까지 81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이어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州) 외에 북부 산 루이스 포토시주에서 오는 5월5일까지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모든 교육기관이 휴교한다고 밝혔다.

호세 앙헬 코르도바 보건장관은 이날 저녁 대통령궁 로스 피노스에서 가진 각료 합동 기자회견에서 지난 13일 오하카주에서 시작된 돼지독감으로 81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0명은 역학적으로 이미 돼지독감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코르도바 장관은 이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현재 1천324명의 돼지독감 의심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급 학교에 대한 휴교령이 내려진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 그리고 산 루이스 포토시 주 이외에 베라크루스, 오아하카, 바하 칼리포르니아 주에서 돼지독감이 발생했다고 보건 당국은 확인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에 앞서 사실상 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돼지독감 환자의 격리 및 주거가옥에 대한 역학 조사권을 보건부에 부여하는 한편 공공행사의 중지를 선언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특별포고령을 발표했다.정부령에는 국내외 여행객들에 대한 통제 허용도 포함돼 있다.

돼지독감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인구 2천만명의 수도권은 교통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백화점 상가 고객이 70%까지 감소하는 등 소매점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미국 텍사스주 보건당국은 25일 산 안토니오 인근에 있는 과달루페 군의 한 고등학교에서 주내 3번째로 돼지독감 의심 환자가 발생하자 이 학교에 대해 무기한 휴교령을 내렸다.텍사스주 보건 당국은 이전에 발생한 2명의 환자는 치료를 받고 정상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중부의 캔자스주 보건당국도 2명의 성인이 돼지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한 명은 치료를 받고 회복됐으나 다른 한 명은 아직 아픈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캔자스주 보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부부이고, 남편이 지난주 멕시코를 여행한 뒤 병세가 나타났으며 이어 부인에게도 독감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35세 여성에게서 돼지독감의 주내 7번째 감염 사례가 발견됐으나 병원 치료를 받고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주의 감염자는 모두 멕시코 국경서 가까운 샌디에이고와 인근 임페리얼 카운티에서 발견됐다.

이밖에 뉴욕에서도 25일 퀸즈 지역의 한 학교에서 8~9명의 학생이 돼지독감 의심환자로 병원 검사를 받았으나 아직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이미 폭넓게 확산돼 있으며, 바이러스를 봉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민들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CDC의 앤 슈채트 박사는 "바이러스가 확산된 것은 확실하다"면서 "이 때문에 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알려드린다" 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보듯이 많은 다른 지역에서 감염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봉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 바이러스를 한 곳에 붙들어 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WHO는 앞서 25일 멕시코와 미국의 돼지독감 확산 사태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우려 사안'이라고 선포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이날 저녁 제네바에서 독감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이같이 선포키로 결정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지난 2007년에 설치된 이 위원회가 긴급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HO는 이번 돼지독감과 관련하여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각국의 예방 활동 등 적극적 조치도 촉구했다.찬 총장은 회의에 앞서 "돼지독감이 세계적인 유행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멕시코시티.워싱턴연합뉴스) 류종권.황재훈 특파원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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