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회인가 위기인가 (上)] 1분기 실적 어떻길래

수출 3분의 1이상 줄어 영업익 71% 급감…매출26%↓
현대자동차의 올 1분기 매출액(국내사업장 기준)이 6조3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0.9% 줄어든 1538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과 내수 양쪽에서 수요가 급감한 데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대폭 늘린 게 원인이다.

현대차가 23일 증권거래소에서 발표한 1분기 실적은 증권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의 예상을 밑돌았다. 이날 오전 증권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은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2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액도 6조660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실적은 훨씬 부진했다.

영업이익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것에 대해 정태환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분기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쌓인 재고를 털어내는데 주력했다"며 "해외시장 개척 비용도 작년 동기 대비 약 1200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률도 2.5%로 전년 동기(6.5%) 대비 4%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현대차는 2분기 이후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나갈 것임을 내비쳤다. 박동욱 현대차 재무관리실장(상무)은 "예컨대 환율 상승으로 수익을 얻더라도 이익 잉여금으로 보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해외 우수 딜러를 확보,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를 한 번도 타보지 않았던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정 부사장은 "북미 시장의 경우 GM,크라이슬러로부터 이탈할 고객을 30% 정도로 보고 있다"며 "이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최대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1분기 총 판매 대수는 31만6366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28.6% 감소했다. 해외 시장의 침체가 판매 대수 감소에 결정타를 날렸다. 내수 판매는 18.3% 줄어든 데 비해 해외에선 전년 대비 34.3% 감소한 것.해외 공장 중에선 중국을 제외하고 미국,인도,체코,터키 공장의 판매 규모가 모두 감소했다.

정 부사장은 "1분기 해외 공장의 평균 가동률이 70% 수준이었다"며 "2분기엔 각국의 자동차 산업 지원책 덕분에 글로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가동률을 85%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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