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 성패 여부가 발사 보다 더 중요"

함재봉 "성공시 北군사기술 과시..日엔 심각한 위협"
"실효성 적은 안보리 제재..6자회담 한동안 냉각기"

"인공위성이든 미사일이든 로켓 발사가 성공하면 문제가 훨씬 심각해진다."
미국의 권위있는 민간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수석 정치학자 함재봉 박사는 4일 "북한의 로켓 발사 여부에 다들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데 사실 발사가 성공하느냐, 아니면 실패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함 박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가 실패할 가능성을 80∼90% 정도로 보지만 만약에 성공하면 북한이 군사분야에서 엄청난 기술적 진보를 전 세계에 과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06년 1차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실패해서 그나마 파장이 적었다"면서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특히 일본이 느끼는 안보상의 위협은 지금의 수준을 훨씬 넘어 아주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함 박사는 북한이 다목적용으로 로켓을 발사할 것으로 분석했다.우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구도와 맞물려 내적으로 체제 결속력을 다지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은 지난 10년간 한국의 진보정권과 교류하고 지원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사회가 개방될 수밖에 없었다.

"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통해 느슨해진 내부를 다잡고 권력 승계에 앞서 통치기반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또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아직 북한에 별다른 신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로켓 발사를 통해 미국의 관심을 끌려는 계산이 깔렸고, 무기수출을 늘리려고 군사기술을 과시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함 박사는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가 결국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켓 발사로 북한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중국의 입장이 더욱 곤혹스러워지고 결국 중국이 북한을 대변할 여지가 줄어든다는 것이다.그는 로켓 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대응과 관련, "안보리 제재 절차를 밟는 것이 최소한이자 최대한의 대응"이라면서 "안보리 결의가 있더라도 제재의 실효성이 적은 상징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핵 6자 회담의 향방에 대해 함 박사는 "한동안 냉각기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미국 내에서 미사일 발사와 6자 회담은 별개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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