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급증에 국제유가 하락

1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미국 재고가 15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악화된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수요부진 우려가 살아나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27달러(2.6%) 내린 배럴당 48.39달러에 마감됐다.

반면 런던 ICE 선물시장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48.56달러에 거래돼 전날 종가보다 67센트(1.4%) 올랐다.

미 에너지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284만배럴 늘어난 3억5천94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300만배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치에는 못 미치는 것이나, 1993년 7월 이후 1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전날 상승했던 유가를 다시 하락세로 끌어내렸다.

원유 재고 증가로 인해 공급량은 지난 5년간 평균치보다 13%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휘발유 재고는 220만배럴 늘어나 평균보다 2.7% 높은 수준을 보였다.

휘발유 재고는 15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디젤과 난방유를 포함한 정제유 재고량은 30만배럴 늘었다.

정유시설 가동률은 한 주 전보다 0.3%포인트 떨어진 81.7%였다.

지난 4주일간 1일 평균 연료 수요는 1천890만배럴로 1년 전보다 4.4% 줄어 작년 10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날 WTI는 장중 배럴당 47.26달러까지 떨어져 지난달 1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써 올 들어 지금까지 유가는 8.3% 올랐지만, 작년 7월 최고점이었던 배럴당 147.27달러와 비교해서는 67% 하락했다.

또 3월 민간부문의 고용규모가 74만2천명 줄어 또다시 사상 최대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는 소식과 3월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위축세를 지속했다는 소식 등도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켰다.

MFC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칩 호지 이사는 "우리는 원유 속에서 수영을 하고 있고 수요는 끔찍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세계 경제가 바닥을 치거나 반등하기 전에는 유가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 가격은 올랐지만, 뉴욕증시의 주가 상승으로 인해 금 값의 상승폭은 제한됐다.

NYMEX에서 5월 인도분 금 값은 2.90달러 오른 온스당 926.70달러에 마감됐고 6월 인도분은 온스당 927.70달러로 2.70달러 올랐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