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덜타는 놀이형 학원, 교육열 강한 신도시에 차려볼까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5~12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놀이학습형 수학 학원을 운영하는 박준선 원장(34 · 여).박씨는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유치원과 학원에서 강사를 하다 2006년 5월 창업해 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덧셈 뺄셈 등 계산만 반복하는 방식이 아니라 놀이를 통해 즐기면서 수학을 깨우치게 하는 학습방식이 마음에 들었다"며 "교육과 놀이를 결합한 에듀테인먼트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해도가 높아져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일반적인 주거단지보다 사립 초등학교들이 밀집한 지역에 학원 위치를 정했다. 대로변 건물을 택했지만,음식점처럼 1층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싼 3층을 얻었다. 창업비용은 132㎡(40평) 규모의 점포 임대 비용을 포함해 약 1억원이 들었다. 설명회 개최와 전단지 배포 등을 통해 원생을 모집했다. 학부모 사이에 '참신한 교육방식'이라고 입소문이 나면서 원생이 늘기 시작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150여명으로 원생이 증가해 4층 일부까지 학원을 넓혔다. 직원은 교사 5명을 포함해 총 8명.박 원장은 학부모 상담과 학원 관리를 전담한다. 월 평균 매출은 2000만~2500만원,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제하고 나면 500만~600만원가량의 수익이 남는다. 박 원장은 "교사 확보와 관리는 본사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며 "학부모에게 놀이를 통해 사고 · 창의력을 높이는 교육의 필요성을 이해시키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창업시장에서 놀이와 교육을 접목한 에듀테인먼트 창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에듀테인먼트 업종은 '놀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키워주고 학습의 흥미도 불어넣어 주는 것이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에듀테인먼트 학습방식이 인기를 모으면서 유망한 창업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놀면서 사고력 · 감성 키우는 아이템 증가최근 주목받는 에듀테인먼트 아이템은 '놀이수학'이다. 놀이수학 학원 프랜차이즈인 '시매쓰'는 양팔저울,다면체 퍼즐,펜토미노 등 자체 개발한 교재와 300여종의 전문 교구를 이용한 놀이,토론을 통해 수와 도형의 개념을 익히고 연산 능력을 키워 주는 게 특징이다. '프뢰벨'은 '은물' 프로그램을 통해 점 · 선 · 면 · 입체로 구성된 단순한 형태의 교구로 수와 연산,도형 등의 원리를 스스로 찾게 해준다.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감성과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놀이학교도 많아졌다. 요리 놀이 등 일상생활 학습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위즈아일랜드',유럽식 놀이학교 프로그램을 도입한 '킨더슐레'와 '아이슐레'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짐보리'는 음악이나 신체놀이,촉각놀이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가베월드'나 '브레인업바둑' 등 가정 방문형 놀이 학습 아이템들도 늘어나고 있다.

◆학습효과 · 필요성 설득 능력 갖춰야에듀테인먼트 아이템은 대부분 일반 학원에 비해 수강료가 1.5~2배가량 높다. 반면 학부모가 기대하는 학습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으로 에듀테인먼트 사업을 운영하려면 학부모에게 놀이학습의 효과와 중요성,교육 과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 상담 능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원 입지도 단순히 인구가 많은 곳보다는 경제적 여유가 있고 교육에 대한 이해가 높은 중상류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젊은 부부들이 많은 신도시가 유리하다. 창업비용은 놀이수학의 경우 1억원대,감성놀이학교는 3억원 이상으로 일반 학원보다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은 "에듀테인먼트 분야는 평소 교육에 관심이 있고 자금력을 갖춘 퇴직자들이 도전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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