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황에…1박 300만원짜리 호텔 패키지가 팔린다?

'크리스찬 또뚜의 꽃 장식으로 꾸며진 스위트룸.아모레 스파와 일식당 모모야마에서 식사.리무진을 타고 야경 드라이브….'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이 지난해 10월부터 선보인 '프레스티지 패키지' 내용이다. 1박 가격이 250만원(2인)으로 세금 · 봉사료를 포함하면 302만5000원에 달한다. 롯데호텔에서 종전 최고가 패키지는 70만원짜리 '브라이덜 샤워 패키지'였고 일반 패키지는 10만~20만원대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호텔 이미지 고급화와 객실 레노베이션 홍보를 위해 출시했다"며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3~4건이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VVIP(초특급 VIP)를 위한 초고가 명절선물과 비슷한 맥락인 셈이다.

다른 특급호텔들도 100만원이 넘는 패키지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그랜드 하얏트호텔은 지난달 중순 '스위트 드림 패키지'를 내놓았다. 그랜드 스위트룸 1박과 저녁식사,호텔 내 '더 스파'에서 '스위트 초콜릿 보디 마사지' 등 커플 스파를 받을 수 있다.

가격은 102만2000원,세금 · 봉사료를 합하면 123만6620원이다. 하얏트 관계자는 "소득수준이 높은 고객층을 위해 내놓은 상품으로 현재까지 4~5건이 팔려나갔고 문의전화도 꾸준히 온다"고 말했다. 신라호텔도 99만원(세금 · 봉사료 포함 119만7900원)짜리 명품 패키지를 판매중이다.

특급호텔의 숙박 패키지가 더욱 고급화된 것은 불황일수록 소비가 양극화되는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한진수 경희대 교수(호텔경영학)는 "특급호텔은 프라임마켓에 속해 있어 주고객층은 가격에 덜 민감한 상류층"이라며 "명품 패키지는 충성도 높은 고객과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관계마케팅의 일환이자 호텔의 격조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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