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첫 인터뷰로 아랍방송 선택이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공식 TV 인터뷰 언론사로 아랍권 방송사를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29일 시사주간지 타임 온라인판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위성채널 알-아라비야의 히샴 멜헴 워싱턴 지국장은 당초 오바마 대통령이 아닌 새로 중동특사로 임명된 조지 미첼과의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었다.멜헴 지국장은 지난 23일 취재원으로부터 미첼 특사의 중동방문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인터뷰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멜헴 지국장은 지난 26일 오전 9시 백악관으로부터 "오늘 오후 5시 대통령과 인터뷰할 의사가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능청스럽게 "대통령을 편하게 대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받아넘겼다.미국 대통령이 아랍방송과 처음 인터뷰하는데 백악관 내부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일단 결정이 내려지자 아랍방송과의 인터뷰 진행은 일사천리로 추진됐다.

백악관 참모진은 경쟁사인 알-자지라가 평소 선동적인 방송을 내보낸 데 비해 알-아라비야는 온건파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낙점받은 멜헴 지국장은 27일 오후 3시 백악관에 도착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3시간 늦게야 모습을 드러냈다.

멜헴은 자신의 부인과 딸이 오바마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소개했고 놀란 오바마 대통령은 서명한 백악관 기념품을 선물로 전달했다.

이어 오바마가 좋아하는 시카고 블루스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해 분위기는 급속도로 누그러졌다.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세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서 친척 일부도 무슬림이고 자신은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성장했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이어 "미국이 무슬림 세계의 복지증진의 열쇠를 미국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게 나의 직무"라면서 "서로에게는 존경의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이슬람에 대한 역사적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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