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연되는 금융위기 "작년과 다르다"]

미국에 이어 영국 금융회사들의 손실이 급격히 증가해 2차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지만 이번 위기는 작년처럼 시스템 리스크까지 발전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토러스투자증권 박중제 연구원은 22일 `이번에는 다르다(It's different)'라는 보고서에서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의 자산상각을 실시하면서 시장은 또다시 극심한 금융시장의 혼란을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하지만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금융회사들의 자산상각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앞으로 이어질 금융기관의 자산상각 형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금융회사의 자산상각 과정에서 투자금융상품 손실상각 규모는 축소되고 대출손실에 의한 자산상각이 중심을 이룰 것"이라며 "자산상각이 대출손실 중심으로 이뤄지면 상대적으로 투자은행의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출손실에 의한 자산상각 규모는 투자금융 상품 손실에 비해 변동성이 작아 예상치 못한 엄청난 규모의 대출손실 관련 상각 규모로 시장의 위험이 상승할 가능성은 이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실제로 미국은행 업종지수 중 투자은행 업종지수는 상업은행 업종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하고 기업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시장을 살펴봐도 상업은행의 부도위험이 투자은행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박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투자금융상품 손실은 금융시장의 가격지표에 따라 크게 좌우돼 상각 금액을 예상하기 어렵고 최악의 경우 막대한 규모의 상각액을 한꺼번에 반영해야 하는 반면 대출손실 관련 상각은 분기마다 변화하는 폭이 상대적으로 작고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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