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퇴장 부시, 중국선 인기"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저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쓸쓸한 퇴장을 앞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중국에선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5일 베이징발 기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국내를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지지를 받지 못했지만, 중국에는 그의 팬들이 많다면서 이같이 전했다.신문은 "많은 중국인이 퇴임을 앞둔 `젊은 부시'에게 공개적으로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민족문화궁의 중미 수교 30주년 기념 전시관을 찾은 전직 핵과학자 마오 바오슈는 "부시는 이라크전 등 외교정책에서 일부 실책이 있었지만, 중국인에게는 그는 진정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은 지난 8년간 부시 행정부의 자유무역 정책이 중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됐고,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의 중국에 대한 독설을 잠재우는데 부시 대통령이 이바지했다고 믿는다고 신문은 전했다.아울러 지난해 여름 베이징올림픽 때 세계 여러 지도자가 중국의 인권 상황을 이유로 불참을 촉구했음에도 부시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한 데 대해 대단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마오는 "중국인들은 세계 최고 선진국의 지도자가 불참 압력에 굴하지 않고 올림픽에 참석한 것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정치 분석가들은 9.11테러를 부시 행정부의 대중정책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부시는 지난 2000년 선거운동 당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표현했고 대통령 취임 후에는 대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다짐,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다.

상하이 푸단(復旦)대서 미국학을 전공하는 선 딩리 교수는 "9·11 테러 후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부시와 손을 잡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테러와 전쟁 지지의 반대급부로 미국이 중국 서부의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강력한 진압을 지지했다고 여겼다.또 미국은 대만에 65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판매하면서 중국을 의식해 잠수함을 포함하지 않았다.

선 교수는 "시간이 가면서 부시 대통령은 중국이 국가안보 관점에서 아주 중요한 친구라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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