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오세티야, "우리도 가스 필요한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 분쟁으로 유럽 대부분 국가가 가스 대란에 직면하고 있지만, 지난해 그루지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남오세티야 주민들의 고통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지난해 8월 그루지야와 러시아 간 전쟁 이후 가스 공급이 중단된 남오세티야 주민들은 몇 달째 가스 구경을 못한 채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특히 폭설과 영하 날씨가 수일째 계속되면서 가스 대신 사용하는 땔감도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9일 러시아 내 영어방송 R-TV가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지난 전쟁에서 피난처 역할을 한 인근 러시아령 북오세티야로 이주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남오세티야는 전쟁 전 그루지야 중부 고리시로부터 수도 츠힌발리로 연결되는 가스관을 통해 가스를 공급받았다.그러나 전쟁에 가스관 몇 군데가 손상되면서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된 것.
휴전 협정 준수와 러시아군 철군 등으로 그루지야와 러시아가 마찰을 빚으면서 가스관 수리는 계속 미뤄졌고 겨울 문턱에 들어선 지난해 11월에서야 보수 공사가 시작됐다.

알렉코 헤타구리 그루지야 에너지장관은 최근 그루지야 전문가들이 접근이 곤란한 한곳을 제외하고는 손상된 가스관을 거의 복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오세티야는 그루지야가 수리를 완전히 끝내고도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보리스 초치에프 남오세티야 부총리는 이 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루지야 정부가 `정치적 게임'을 하고 있다.

"라면서 "그루지야 사태 해결을 위한 제네바 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그루지야가 왜 이러는지 잘 알고 있다.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이는 두 가스 분쟁에 같은 `지휘자'가 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바로 미국이다.

"라고 주장했다.

친서방 성향의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원하고 있고 특히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전쟁에서 그루지야를 지지, 러시아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앞서 러시아 국영 가스 회사 가즈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회장은 지난 5일 "그루지야가 남오세티야에 대한 가스 공급을 재개할 의사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라고 밝힌 바 있다.한편, 가즈프롬은 현재 러시아에서 바로 츠힌발리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건설 중이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러시아산 가스가 남오세티야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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