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분기에도 2단계 감산 나선다

차·건설 등 철강수요 위축…LGD도 1월 샹산량 20% 줄여

창사이래 처음으로 지난 달 감산 조치를 단행했던 포스코가 이르면 다음달 중 추가 감산에 나서기로 했다. 당초 예정한 감산 규모로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철강경기를 감당해 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달 생산량을 줄였던 LG디스플레이도 당분간 '감산 체제'를 지속키로 결정하는 등 주요 업종에 몰아친 감산 바람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6일 기자와 만나 "이번 달까지 조강생산량을 57만t 줄이기로 했지만 추가 감산이 필요할 듯 하다"며 "최소한 1분기(1~3월) 안에는 추가 감산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위기가 터졌던 1990년대 후반에도 생산량을 유지했던 포스코는 12월과 1월에 걸쳐 각각 20만t과 37만t씩 총 57만t을 감산하기로 지난 달 중순 결정했었다. 수요 위축으로 철강제품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차질이 우려되자 어쩔 수 없이 '감산'이라는 비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자동차 전자 건설 등 주요 철강 수요산업의 침체 속도를 볼 때 포스코의 추가 감산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앞으로 최대 200만t까지 생산량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포스코 연간 조강생산량(약 3200만t)의 6% 가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런 시장의 전망에 대해 이 회장은 "장기적인 예측이 불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에 아직 감산량과 시기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며 "요즘은 분기별 시장 상황 예측을 월별로 전환해 살펴보고 있을 만큼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반기까지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당분간 감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해 감산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회장은 감산을 통해 위축되는 성장동력을 기업 인수 · 합병(M&A)으로 보충하겠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그는 "지금과 같은 위기가 포스코에 M&A를 포함한 여러가지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최근 들어 M&A실무팀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탈락하면서 M&A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내부적으로 형성된데다,철강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세계 주요 철강업체와 광산업체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달 25일부터 생산라인 대부분의 가동을 중단했던 LG디스플레이도 감산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1월 한 달동안 전체 생산량의 20%를 줄여 재고부담을 덜어낸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우선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설날 연휴 3일 동안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평일에도 생산량을 조절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설을 전후해 공장 가동을 멈추는 기간을 4일 이상으로 늘려 잡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전체 생산량의 20% 정도를 줄이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탄력적으로 생산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액정 표시장치) 패널 업황이 악화되기 시작한 작년 4분기부터 생산량을 줄여왔다. 10~11월에는 5~10% 가량 감산했으며 12월 말부터는 아예 생산라인 대부분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 회사의 4분기 평균 감산비율은 20%에 달했다.

장창민/송형석/안재석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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