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국-오바마 시대] 차기 재무장관 서머스냐 가이스너냐

오바마 조각 인선 원칙 "서두르되 신중하게"

"서두르되 신중하게."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7일 첫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조각 인선의 원칙이다. 경제위기를 수습할 재무장관과 이라크 전쟁.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북한 핵문제를 다룰 국무장관 등 주요 각료를 하루속히 인선하겠지만 실수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당선인이 현재 신뉴딜정책을 추진할 야전사령관(재무장관) 후보로 저울질하고 있는 인물은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준비은행(FRB) 총재.두 사람 모두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이었던 로버트 루빈 사단으로 분류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선인 측근의 말을 인용,"당선인이 서머스와 가이스너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NYT는 두 사람에 대해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경우 민주당 내 진보진영에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하버드대 총장으로 5년간 재임하면서 성차별적인 발언을 한 사례가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당시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못한 것은 사회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남녀 간 선천적인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는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가 사과한 전력이 있다. 또 1991년 세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할 때 인구가 적은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 독성 쓰레기 저장소를 건립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메모에 서명한 사실도 불거졌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의 핵심 기반인 여성 및 흑인과 환경론자들의 타깃이 될 수 있다.

가이스너 총재는 공화당과 민주당 어느 당에도 속하지 않는 뉴욕FRB의 총재이기는 하지만 부시 행정부,특히 헨리 폴슨 현 재무장관의 정책과 너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게 결함이다. 큰 변화를 추구하는 오바마 차기 행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다는 얘기다. 이날 경제자문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점도 석연치 않다는 시각이다.

그렇지만 두 사람이 강력한 후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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