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V2를 향해'… 일본시리즈 내달 1일 개막

일본프로야구 최정상을 가리는 일본시리즈(7전4선승제)가 내달 1일 오후 6시15분부터 도쿄돔에서 열린다.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한 차례 일본시리즈 챔프에 올랐던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은 3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향해 방망이를 곧추세운다.요미우리와 세이부 라이온스는 각각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한 뒤 리그 포스트시즌에서도 각각 주니치 드래곤스와 니혼햄 파이터스를 꺾고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각 리그 명문 구단을 자처하는 양팀이 일본시리즈에서 맞붙기는 2002년 이후 6년 만이다.

현 사령탑 하라 다쓰노리가 이끌던 요미우리는 당시 세이부를 4-0으로 완파하고 축배를 들었다.그러나 세이부는 전신 니시데쓰 시절까지 포함해 일본시리즈에서 요미우리에 6승3패로 앞서 자신감이 있다.

올해 인터리그에서도 3승1패로 요미우리를 눌렀다.

1차전 선발투수로는 우에하라 고지(요미우리)-와쿠이 히데아키(세이부) 두 오른손 투수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지 언론은 시즌 막판 13게임 차를 극복하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낸 요미우리가 우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정교함과 파워는 요미우리..세이부는 기동력과 파워
요미우리가 홈런포로 화끈한 야구를 추구한다면 세이부는 파워에 기동력까지 겸비한 공격의 짜임새가 돋보인다.

요미우리는 팀 홈런 177개로 리그에서는 유일하게 팀 득점(631점) 600점을 넘었다.

4번 알렉스 라미레스가 45개, 3번 오가사와라 미치히로가 36개, 아베 신노스케가 24개로 뒤를 이었다.라미레스와 오가사와라는 각각 타율 0.319, 0.310을 때려내며 정확성과 파괴력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타격 부진으로 2군에 있다 베이징올림픽을 거쳐 시즌 막판 가세해 홈런 8개를 터뜨린 이승엽이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요미우리의 홈런 생산 능력은 더욱 좋아졌다.

세이부에는 46방의 홈런을 날린 4번 나카무라 다케야와 나카지마 히로유키, G.G. 사토(이상 21개) 등 두자릿수 홈런을 때린 이가 8명이나 있다.

팀 홈런은 198개, 팀 득점은 715점으로 방망이 싸움에서는 요미우리에 절대 안 밀린다.

나카무라는 타율이 0.244, 득점권 타율이 0.231에 불과하나 장쾌한 홈런포로 타점을 101개나 올렸다.

세이부는 특히 도루 50개로 리그 1위에 오른 가다오카 야스유키를 필두로 구리야마 다쿠미(17개)-나카지마(25개) 등 1-3번 타자들의 발야구가 활발하다.

교류전에서 세이부에 도루 3개를 허용한 요미우리는 이들의 발을 묶는 데 최대한 집중할 전망.
세스 그레이싱어(17승9패), 우쓰미 데쓰야(12승8패), 우에하라 고지(6승5패), 다카하시 히사노리(8승5패) 등이 선발로 나서고 마크 크룬(41세이브)이 뒷문을 잠그는 요미우리 마운드는 세이부에 근소하게 앞섰다는 평.
세이부는 기시 다카유키(12승), 호아시 가즈유키(11승6패), 이시이 가즈히사(11승10패), 와쿠이(10승11패)로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

마무리 알렉스 그라만(31세이브)은 빠른 볼보다 제구력을 중시하는 투수여서 위압감에서는 크룬보다 떨어진다.

◇이승엽, 좌투수를 넘어라
2005년 일본시리즈에서 한신 타이거스를 상대로 4경기에서 11타수 6안타, 홈런 3방을 몰아치며 6타점을 올리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이승엽은 두 번째 우승 찬스를 맞았다.

시즌 막판 한신과 선두 다툼 때 영양가 넘친 활약을 펼쳤던 그는 주니치와 일본시리즈 진출 결정전에서도 좌중간 3점포를 터뜨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베이징올림픽 일본과 준결승, 쿠바와 결승전 등 큰 경기에서 잇달아 결승 투런 아치를 그렸던 이력으로 이번에도 한 건을 해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걸림돌은 세이부의 좌투수다.

특히 야쿠르트에서 활약하다 자유계약선수(FA)로 세이부로 이적한 좌완 이시이는 이승엽의 '천적'이다.

좌완 호아시, 홀드 25개를 올린 불펜의 핵 호시노 도모키, 마무리 그라만까지 세이부 마운드의 중심축은 왼손이다.

올해 타율 0.248로 시즌을 마감한 이승엽은 우투수(0.296)에게는 강했으나 좌투수(0.194)에게 고전했다.

또 다른 우완 셋업맨 오카모토 신야는 주니치에서 뛰었던 투수로 이승엽의 습성을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이승엽은 컨디션 난조로 4월14일 2군에 내려갔다 100여만에 1군에 올라온 통에 인터리그를 치르지 못했고 세이부 투수들이 낯설다.

홈런보다는 타점을 많이 올린다는 생각으로 안타에 집중해야 대포가 적시에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일본시리즈 일정
▲11월1-2일(1-2차전)= 요미우리-세이부(18시15분.도쿄돔)
▲11월4-6일(3-5차전)= 세이부-요미우리(18시15분.세이부돔)
▲11월8-9일(6-7차전)= 요미우리-세이부(18시15분.도쿄돔)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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